중장년층을 중심으로 국내 이명 환자가 급증하면서 9년 새 진료비 지출이 2배 가량 증가했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다.
민태운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한의사 연구팀은 2010년 1월부터 2018년 12월까지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활용해 국내 이명 환자의 특성과 의료이용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이명은 외부 자극이 없어도 소리를 인식하는 질환이다. 노화에 의한 청력감소가 가장 큰 원인으로, 나이가 들면 누구나 한 번씩 경험할 정도로 흔한 증상으로 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약 7억 4000만명의 성인이 이명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소리를 감지하는 신경경로의 비정상적인 과민성에 의해 발생하는 현상으로, 한쪽 또는 양쪽 귀에서 바람 소리, 기계 소리 등이 들리는 점이 특징적이다. 특히 이어폰을 자주 이용하는 청취 습관이나 도심 소음, 스트레스 등으로 환자 수가 증가하면서 청력 관리의 중요성이 높아지고 있다.
자생한방병원 연구팀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전체환자표본(HIRA-NPS) 자료를 기반으로 이명을 진단받고 1회 이상 한의과 진료나 의과 진료를 받은 환자 9만 4323명을 대상으로 분석을 진행했다. 인구학적 특성을 살펴본 결과 이 기간 여성 환자가 5만4828명으로 남성 환자 3만9495명보다 약 1.4배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대는 55~64세가 22.68%로 가장 많았고, 65-74세(20.6%), 45-54세(18.95%) 순이었다. 45~74세 중장년층의 비율이 62.23%에 달한 것이다.
연구팀이 이명 환자의 의료이용 내역에 대해 분석한 결과 이명으로 의료기관을 찾은 환자의 진료 건수는 2010년 3만2791건에서 2018년 3만7744건으로 증가했다. 환자 1명당 평균 지출 또한 2010년 52.85달러에서 2018년 93.96달러로 1.7배가량 늘었다. 특히 총 치료비용의 경우 2010년 55만2801달러에서 2018년 111만784달러로 2배나 증가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는 건강보험 대상자를 기준으로 하는 건강보험통계연보에서 발표한 이명 진료비가 2010년 약 143억원에서 2018년 약 287억원으로 2배 증가한 양상과 일치한다. 표본집단이 모집단의 특성을 잘 대표하고 있음을 확인한 것이다
이명 치료에 대한 전체 의료기관의 9개년 평균 총 의료 이용비를 집계한 결과 진찰료(32만8971달러), 검사료(24만9171달러), 치료비(12만4039달러) 순으로 나타났다. 한의과 의료기관의 경우 치료비가 12만84달러로 가장 높고 진찰료(8만2178달러)가 그 뒤를 이으면서 환자의 증상을 치료 및 완화하는 것에 집중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의과 의료기관은 검사료(24만9171달러), 진찰료(24만6793달러)가 큰 비중을 차지해 환자의 상태를 정밀하게 검사하는 데 집중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각 의료기관에서 가장 많이 시행된 항목은 한의과의 경우 침치료(20만3723건), 의과는 정밀검사(14만1201건)로 집계됐다.
이 외에도 연구팀은 이명에 사용된 약물 추이를 살펴봤다. 가장 처방 빈도가 높은 약물은 혈액순환제인 것으로 분석됐으나 혈액순환제 이용 건수는 매년 감소하는 추이를 보였다. 반면 이명 치료제의 주요성분 가운데 하나로 활용되는 은행나무 추출물의 치료 효과가 밝혀지며 이명 치료제 처방 건수가 3.5배 증가했다. 어지럼증과 이명이 연관돼 있다는 연구 결과와 더불어 어지럼증 치료제의 처방 건수도 12.5배나 늘었다.
해당 논문은 SCI(E)급 국제학술지 ‘헬스케어(Healthcare)’ 8월호에 게재됐다. 논문의 제 1저자인 자생한방병원 척추관절연구소 민태운 한의사는 “이번 연구는 국내 이명 환자들을 대상으로 표본 자료를 분석해 보건 정책의 급여체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며 “현재까지 이명 환자에 대한 국가단위의 한의과·의과 의료기관 이용 현황 연구가 제시되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할 때 향후 이명 환자의 치료 및 관리에 참고자료로 활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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