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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문명 파괴자 vs 우주가 보낸 선물…소행성의 두 얼굴

6600만년 전 공룡멸종 원인 추정

근지구 천체 3만개 이상 떠다녀

단 100년내 충돌 가능성은 낮아

'미래 자원'에 日·美 등 탐사 열중

2050년경 일부 자원채취 분석도

소행성




미국 항공우주국(NASA·나사)이 소행성의 지구 충돌 대비 실험에 성공하면서 소행성의 지구 충돌 역사와 현재의 소행성 탐사 현황 및 전망에 관심이 모아진다. 나사는 27일 오전(한국 시간) 지름이 160m가 되지 않는 우주선을 지구에서 1100만 ㎞ 떨어진 소행성에 충돌시켰다. 이 소행성의 모소행성에 대한 공전궤도를 10분가량 단축시키는 게 목표로 수주가 지나야 결과를 알 수 있다.

그동안 소행성의 지구 충돌은 세 차례 이상 발생한 지구상 생물 대멸종의 직간접적 원인으로 꼽혀왔다. 대표적으로 6600만 년 전 멕시코 유카탄반도 칙술루브를 강타한 약 10㎞ 크기(지름)의 대형 소행성은 공룡 멸종을 포함해 지구상의 생물 75%를 사라지게 만든 것으로 추정된다. 2013년 2월 러시아 첼랴빈스크 상공에서 17m 크기의 소행성이 폭발해 6개 도시에서 1600여 명이 다쳤을 정도이니 6600만 년 전 지구에 미친 충격은 가늠하기조차 힘들다.



대부분 화성과 목성 사이에 있는 소행성은 약 46억 년 전 태양계 행성들이 만들어지고 남은 암석과 금속, 원시물질의 잔해로 크기·모양·성분이 다양하다. 이들은 태양을 공전하지만 목성, 토성 같은 무거운 행성들의 중력으로 인해 궤도가 변하기도 한다.

소행성은 지구와 충돌 시 자신의 크기보다 10배가량의 충돌구를 만들어내면서 무시무시한 충격파를 던지게 된다. 지름 25m급 소행성은 100년에 한 번꼴로 충돌할 수 있는데 약 500만 개 중 발견된 것이 0.4%에 불과하다. 2019년 7월 지름 50~130m로 추정되는 ‘2019 OK’ 소행성이 지구에서 약 7만 3000㎞ 떨어진 곳을 스치듯 지나쳤는데 통과 직전에야 알 수 있었다. 만약 크기가 140m 이상인 2만 6000여 개의 소행성 중 하나라도 지구와 충돌하면 1~2㎞의 충돌구가 생기며 대도시 하나를 초토화할 수 있다. 이들은 2만 년에 한 번꼴로 충돌할 수 있는데 나사에서 확인한 것은 절반 이하(1만여 개)에 그친다. 지름 1㎞ 이상의 소행성이 지구와 충돌한다면 약 10㎞의 충돌구를 형성하며 문명의 붕괴까지 초래할 정도로 심각해진다. 공룡 멸종 당시처럼 지름 10㎞ 이상의 소행성이라면 약 100㎞의 충돌구를 형성하며 지구 생물 대멸종을 낳게 된다. 다만 1㎞ 이상 소행성은 50만 년에 한 번꼴로 충돌하는데 나사는 약 900개 중 95%를 확인했다.

문홍규 한국천문연구원 책임연구원은 “태양과 가장 가까워졌을 때를 기준으로 1억 9500만 ㎞ 내 근지구 천체에 있는 소행성이 3만 개가 넘는다”며 “앞으로 100년 내 심각한 소행성 충돌은 없을 것으로 예보됐지만, 확률은 대단히 낮아도 한 번 충돌하면 국지적인 재난에서부터 지구 문명과 생태계 파괴까지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추정되는 지름이 140m보다 크고 해당 천체의 궤도와 지구 궤도가 가장 가까워졌을 때의 거리(최소궤도교차거리)가 750만km보다 가까운 지구위협 천체는 2279개다.



물론 소행성이 지구에 부정적 요소로만 작용하는 것은 아니다. 엄청난 ‘미래 자원’의 보고이기 때문이다. 대표적으로 일본이 일찌감치 소행성 탐사에 주력해온 게 이 때문이다.

일본은 우주 최강국인 미국보다도 소행성 탐사를 먼저 시작했다. 실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의 우주 탐사선 하야부사2호는 지구에서 3억 ㎞나 떨어진 소행성인 ‘류구’의 샘플을 2020년 말 호주 사막에 떨어뜨린 데 이어 2026년 2001CC21 소행성을 근접 비행하고 2031년 1998KY26에 착륙할 예정이다. JAXA가 화성의 위성(포보스) 탐사선을 2024년 발사해 2025년 착륙시킨 뒤 2029년 지구로 샘플을 가져오기로 한 것도 소행성 탐사와 연관이 있다. 포보스는 화성의 두 위성 중 하나이지만 그 기원은 소행성일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JAXA는 2013년 하야부사1이 소행성 ‘이토카와’에서 미량의 토양 표본을 채취해 돌아온 바 있다.

요시카와 마코토 JAXA 하야부사2 프로젝트 미션 매니저는 “소행성 탐사는 지구에 충돌할 때 입게 될 피해를 막기 위해 필요하지만 미래의 우주 자원으로 사용할 수도 있다”며 “JAXA는 지구 근처 소행성 ‘파에톤’ 탐사도 추진 중인데 유인 탐사의 목표가 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

물론 미국 나사도 소행성 탐사에 적극적이다. 현재 지구에서 3억 2000만 ㎞ 떨어진 소행성 ‘베누’에서 샘플을 채취해 2023년 지구 도착을 목표로 가져오고 있다. 룩셈부르크도 달·소행성 광물 채취 등 민간 중심 우주생태계 구축에 나서고 있다. 마크 세레스 룩셈부르크 우주청장 겸 경제부 우주국장은 “유럽에서 (희귀 자원의 보고인 달·소행성 등) 우주 자원 분야의 허브로 커 나가는 게 목표”라며 “우주자원 활용 법안을 유럽 최초로 제정한 데 이어 기업 연구개발(R&D) 지원 생태계를 만들고 우주 투자 상품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고 소개했다.

반면 우리나라는 천문연을 중심으로 2029년 지구에 근접하는 소행성인 ‘아포피스’ 탐사를 검토했으나 올 3월 정부의 예비타당성 검토에서 탈락해 사실상 물건너갔다. 소행성 탐사선을 2027년 발사해야 하는데 이미 때가 늦어 제때 탐사선을 만들 수 없기 때문이다.

문 책임연구원은 “2050년경에는 소행성에서 광물을 채취해 현장에서 자원으로 활용하는 실험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며 "하지만 현장에서 채취한 광물이나 물을 자원과 에너지로 활용하기 위해서는 사전에 준비할 것이 많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어 “달탐사를 포함한 NASA의 아르테미스 프로그램만 봐도 달의 먼지와 자기장·방사선이 인체와 기기에 장기적으로 미치는 영향을 과학적으로 분석하는 일을 우선순위에 두고 있다”며 “우주에서 의식주, 자원·에너지, 통신, 의료와 같은 일상을 실현하려면 달과 소행성에 대한 과학 탐사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NASA는 달과 화성에 대한 유·무인 탐사를 위해 일련번호를 붙여 전략지식격차(SKG) 목록을 관리하고 있는데 그 격차를 줄여야 비로소 유인 장기체류가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에 비해 우리나라는 우주에 관한 중장기 계획, 즉 ‘프로그램’ 개념이 없고 개별 사업 중심으로 접근해 국제 협력에도 어려움을 겪는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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