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잊을만하면 찾아오는 '조류독감' 감염 초기에 잡아낼 방법 찾았다

고대의대 약리학교실·서울대 화학부 연구팀

‘T-모양’ 발광분자 활용 세포검출법 제시

조류독감 감염세포만 검출하는 형광체 개발

(왼쪽부터) 고려대 이준석 교수, 서울대 이동환 교수. 사진 제공=고려대의료원




조류독감 초기 감염단계에서 감염된 세포만을 특이적으로 인지해 분리할 수 있는 분자센서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고려대의대 약리학교실 이준석 교수와 서울대 화학부 이동환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외부자극에 민감하게 형광반응을 보이는 ‘T-모양’의 신규 발광분자 구조체(Extended and Ligating Imidazolyl FluorophoreEliF)를 개발하고, 이들 유도체 중 소포체 내의 미세한 환경변화에 선택적으로 감응하는 분자 개발에 성공했다고 6일 밝혔다. 이번에 개발된 분자는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감염된 세포에서 선택적으로 발광하는 특성을 갖추고 있어, 감염된 세포만을 선택적으로 구별 가능하다.

기존 조류독감 감염진단연구는 바이러스의 유전자서열 특이적인 PCR(유전자증폭) 기법과 조류독감바이러스 단백질에 대한 항체를 활용해 검출하는 기법으로 한정되어 있었다. 이는 감염되는 대상과는 상관없이 바이러스를 직접 관찰하는 방법이다. 반면 이준석·이동환 교수팀은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상호작용에서 힌트를 얻어 이번 연구를 수행했다.

바이러스는 숙주세포와 적극적으로 상호작용하며 증식하는데, 이 과정에서 숙주세포의 유전적, 발생학적 특성에 따라 감염 감수성에 차이를 갖는다. 앞서 연구팀은 여러 장기로부터 유래된 세포 및 유전적으로 다른 배경을 가진 세포주 모델에서 조류독감 감염 양상이 다르다는 점을 확인해 보고한 바 있다. 이를 바탕으로 바이러스와 숙주세포의 상호작용을 분자수준에서 이해하고자 새로운 분자프로브 및 화학단백체학 분석법을 연구해 왔다.



형광 분자의 구조 유연성을 제어해 주변 환경 변화에 민감하게 감응하는 ‘T-모양’을 가진 EliF 형광체를 설계하고 유사구조의 라이브러리를 구축해 연구하던 중 분자들이 살아있는 세포에서 소포체 모양으로 모여드는 성질이 관찰됐다. 일반적으로 약물을 형광체에 연결하면 세포내 여러 소기관으로 표적이 가능하지만 형광체 자체 특성으로 소포체를 표적하는 사례는 학계에 보고된 바 없다.

이례적인 현상에 주목한 연구팀은 세포 내에서 EliF와 상호작용하는 단백질을 규명하기 위해 화학단백체학 프로파일링 및 생물정보학 분석을 수행했다. 그 결과 소포체 스트레스와 관련된 단백질과 EliF 분자가 선택적으로 상호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소포체는 단백질 합성이 일어나는 기관이다. 퇴행성 신경질환, 당뇨병, 바이러스 감염 등의 질환에서는 소포체 스트레스라는 생리학적 반응이 발생하게 된다. 소포체 내에 비정상 접힘단백질의 응집 및 축적이 발생하는 것인데, 이 점에 착안해 EliF 분자가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의 초기 변화를 세포수준에서 형광변화로 측정이 가능하다는 것을 유세포분석법으로 실증했다.

복잡한 세포, 조직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만을 검출 및 분리가 가능해진 것이다. 즉, 감염에 취약한 숙주세포의 특성을 연구할 수 있는 새로운 분석기술을 개발했다는 점에서 학술적 가치가 크다고 평가된다. 특히 수일 이상이 소요되던 기존 감염진단 방법과 달리, 단일 세포 수준에서 형광 세기를 통해 감염의 정도를 24시간 이내에 정량화 할 수 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

이준석 교수는 “이번에 개발한 EliF 분자를 이용하면 살아있는 세포상태에서 조류독감 바이러스 감염 초기에 높은 감염율을 보이는 세포를 단일세포 수준에서 분획하고 이들의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 가능하다”며,“본 연구가 감염에 대한 기전을 이해하고 치료제 개발에 중요한 열쇠가 될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한국연구재단 바이오의료기술개발사업(미래감염병기술개발), 중견연구지원사업,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지원을 받았다. 연구 성과는 세계적 국제학술지인 네이처의 자매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0월 4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교신 저자인 이준석 교수, 이동환 교수 외에도 서울대 강태원 박사, 고려대 마무눌하크 박사가 공동 제1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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