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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0여 상장사 중 유일 순한글 이름 기업…적자에도 배당 주는 이유

상장 45년 차 빙그레 순우리말 기업

빙과업계 1위 업체 메로나·바나나맛우유 등

메가히트 상품 안정적 흑자 기조 이어왔지만

담합 과징금 여파 지난해 적자 전환

제품 가격 인상·인수 기업 실적 개선

올해도 배당성향 확대할지 주목

빙그레의 메가히트 상품인 메로나




에스엘(005850)’ ‘KCTC(009070)’, ‘SUN&L’, ‘HL D&I‘

모두 코스피에 상장된 기업이다. 이름만 봤을 때 무슨 일을 하는 곳인지 알기 쉽지 않다. 영어로 된 이름 때문이다. 에스엘은 자동차 부품을 제조사다. KCTC는 도로화물 운송업, SUN&L은 목재 및 생활용품 전문업체다. HL D&I는 한라건설 등 한라그룹 내 건설 토목 기업의 새 이름이다.

◇영어 위주의 상장사 이름=국내 증시에 상장된 기업 대부분은 이렇듯 영어를 발음대로 적거나 아예 영어를 쓰고 있다. 아니면 삼성전자와 같이 한글과 한자 조립형이거나 순한자로 된 이름을 쓴다. 영어 이름 기업은 점점 늘고 있는 추세다. 영어를 쓰면 좀 더 세련된 느낌을 주기 때문이란 것이 주된 이유다.

그래도 코스피 상장 종목 935개 중 순 우리말로 된 기업도 있다. 빙그레(005180)가 주인공이다. 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상장사 유일의 순한글 이름을 쓰는 기업은 빙그레와 오뚜기, 한샘, 깨끗한나라 정도다. 그런데 오뚜기는 오뚝이를 발음 나는 대로 적은 것이다. 한샘은 마르지 않는 큰 샘이라는 뜻이라지만 국립국어원 표준어 국어대사전에 나오지 않는 단어다. 깨끗한나라 역시 한글을 조합했다. 사실상 국어 사전에 나오는 순 우리말은 빙그레뿐인 셈이다.

빙그레는 부사로 입을 약간 벌리고 소리 없이 부드럽게 웃는 모양을 뜻한다. 빙그레는 지난 1978년 상장해 올해로 상장 45년 차다. 코스피 시총 순위로는 370위(6일 종가 기준)다. 빙과류 업계 1위 기업이다. 유통기업이지만 메로나, 바나나맛우유, 붕어싸만코, 빵또아, 따옴, 꽃게랑 등 제품명에도 한글을 많이 활용하는 편이다.





◇빙그레 주가 52주 신저가 인근=최근 주가는 회사 이름과는 다른 모습이다. 7일 종가 기준으로는 3만9200원으로 52주 신저가(3만8450원) 인근에서 머물고 있다. 연초 5만원 중반대와 비교하면 30% 가까이 하락했다. 식음료주가 경기 방어주라지만 주가는 약세가 이어지고 있다.

빙그레의 실적은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는 편이다. 올해 반기 보고서를 보면 매출액은 6201억 원으로 전년대비 11%, 영업익은 15.8% 증가했다. 하지만 기타영업외비용, 금융비용, 법인세 등이 급증하면서 당기순익은 153억 원으로 8.7% 감소했다. 다만 빙그레가 3월과 8월 탈지분유, 설탕, 생크림 등 전반적인 원재료 가격 인상 여파로 아이스크림 가격을 20% 가까이 올린 것을 고려했을 때는 매출이나 영업익이 크게 개선되지는 못하고 있다.

그나마 주주들은 올해는 흑자가 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에 희망을 걸고 있다. 빙그레는 공정위로부터 아이스크림 가격 거래조건 담합 혐의로 부과 받은 388억 원을 지난해 재무제표에 잡손실로 반영, 193억 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한 바 있다. 올해는 일회성 비용 지출이 없는 만큼 현재 상황이라면 흑자 전환 가능할 것이란 분석이다.

인수 한 해태아이스크림㈜의 실적도 개선세다. 빙그레는 2020년 해태아이스크림㈜ 지분 100%를 1325억 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이후 해태아이스크림의 올해 반기 매출액은 806억 원으로 전년대비 반 토막 났지만 35억 원의 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했다. 지난해에는 21억 원의 손실을 본 바 있다.

빙그레의 최근 6개월 주가차트 추이


◇배당성향 확대 이어갈 수 있을까=꾸준한 배당도 계속 이어갈지도 관심이다. 빙그레의 현금배당성향은 2019년 31.2%, 2020년 40.6% 달했다. 지난해에는 106억 원의 순손실에도 주당 1400원(총 123억 원)의 배당을 했다. 유동자산 3000억 원 수준으로 안정적이라고 하지만 적자에도 배당을 한 것에 대해서는 의아하다는 지적도 있다.

형제 기업인 한화가 승계 작업을 진행하고 있는 것과 달리 아직 빙그레는 김호연 회장을 중심으로 운영 중이다. 지분구조 역시 김호연(36.75%), 김구재단(2.03%) 등이다. 김 회장은 백범 김구 선생의 손녀사위로 김구재단을 설립, 추모 사업 등을 하고 있다. 김 회장 아들인 김동환 상무는 2021년 상무로 승진한 바 있다. 다만 등기임원에는 오르지 않았고 지분 보유 내역도 공개된 바 없다. 한 업계 관계자는 “안정적인 실적을 이어갈 수 있다면 승계를 비롯해 다양한 요소로 인해 배당을 계속 늘릴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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