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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언스]되풀이되는 리튬이온 발화논란…전고체 등 차세대배터리 키워야

■ 데이터센터 화재로 본 배터리 기술 과제

리튬이온, 전기차 등 두루 쓰이지만

에너지 밀도 낮고 화재 등에 취약

고체 전해질로 안정성 높인 전고체

소금 활용한 나트륨이온 등 유망





최근 ‘카톡 먹통’ 사태를 촉발한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가 리튬이온전지에서 시작된 것으로 나오면서 이 배터리의 특징과 차세대 배터리의 연구 현황에 관심이 쏠린다.

1991년 일본 소니에 의해 처음 상용된 리튬이온전지는 스마트폰, 노트북컴퓨터·태블릿PC, 보조 배터리, 무선 이어폰, 스마트워치 등 소형 제품은 물론 요즘은 전기자동차·전기자전거 등 교통수단에도 널리 쓰이고 있다. 전기차 보급이 늘면서 2025년께 메모리반도체 시장 규모만큼 커질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 이전에는 납축전지·니카드전지·니켈수소전지 등이 쓰였으나 에너지밀도가 떨어지는 한계가 있었다. 이번에 사고가 난 SK C&C의 판교 데이터센터는 리튬이온 배터리와 납축전지를 같이 사용했다. 이종민 싱가포르 난양공대 생명화학공학과 교수는 “현재 전기차는 전극 소재의 결정학적인 특성을 유지하며 리튬이온의 삽입과 탈리를 반복하는 공정을 이용하고 있다”며 “충·방전을 오래 반복해도 소재가 안정적으로 유지돼 10만 마일 이상 수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다만 현재 운행하고 있는 전기차는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내연기관차에 비해 상대적으로 짧다.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는 에너지밀도를 높여야 하고 무엇보다 발화 문제를 해결하는 게 숙제다. 리튬이온은 양극과 음극 사이의 분리막을 이동하면서 전기를 발생시키는데 리튬이온의 전달 매개체로 액체 전해질을 사용해 온도 변화나 외부 충격 시 화재나 폭발의 위험이 있다. 원료인 리튬·코발트가 비싸 수급에도 애로가 있다. 이 시장은 한중일 3국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하고 미국과 유럽이 경쟁 대열에 본격적으로 가세하고 있다. 우리나라에는 LG에너지솔루션·SK온·삼성SDI가 있다. 정경윤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청정신기술연구본부 에너지저장연구센터장은 “리튬이온 배터리의 소재와 공정 원천 기술은 대부분 미국과 일본이 갖고 있다”며 “우리나라는 셀 제조 기술은 최고 수준이나 부품·소재 기술 측면에서는 취약하다”고 전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전고체 배터리 구조 비교.


따라서 리튬이온 배터리를 발전시키면서 차세대 배터리 연구개발(R&D)과 상용화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차세대 배터리를 보면 우선 리튬이온 배터리에서 쓰는 가연성의 액체 전해질을 세라믹 성분을 포함하는 불연성의 고체 전해질 층으로 바꾸면 분리막이 필요 없는 전고체 배터리가 된다. 전해질이 훼손되더라도 형태를 유지할 수 있어 폭발이나 화재 위험성을 제거할 수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의 분리막보다 훨씬 튼튼해 음극으로 용량이 큰 리튬 금속을 쓸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고체 전해질의 성분에 따라 나뉘는데 황화물계가 습기에 노출되면 가스가 나오기는 하나 고분자계나 산화물계에 비해 장점이 많아 상업화 가능성이 크다. 김홍정 삼성SDI연구소 프로는 “도요타·BMW·폭스바겐 등은 이미 2020년대 후반에 전고체 배터리 전기차를 출시할 계획을 밝혔다”며 “하지만 황화물계 고체 전해질조차 리튬이온 전도성을 좀 더 향상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과정에서 배터리가 충·방전을 거듭하면 양극과 음극의 부피가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는 과정에서 틈이 생겨 배터리의 전기저항이 증가하는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

전고체 배터리 외에도 나트륨이온 배터리도 연구되고 있다. 리튬이온 배터리와 구조가 같은데 리튬 대신 나트륨을 써 경제성을 높일 수 있어 대용량 에너지저장장치(ESS)·모빌리티 기기에 적합하다. 리튬이온 배터리 가격에 비해 최대 절반까지 저렴해질 것이라는 기대가 나온다. 정경윤 센터장은 “KIST는 소금의 주요 성분인 나트륨을 이용하는 전극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며 “하지만 전극 소재의 용량과 수명·안정성을 더 높이기 위한 후속 연구가 필요하다. 상용화 시기는 예단할 수 없지만 전고체 배터리와 비슷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다음으로는 배터리의 에너지밀도를 크게 높이기 위해 다른 기작으로 리튬이온을 저장할 수 있는 리튬황 배터리가 상용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황 양극과 리튬 음극으로 구성되는 리튬황 배터리는 풍부한 황을 써 원가 절감을 꾀할 수 있고 리튬이온 배터리의 삽입 방식이 아닌 변환 방식을 써 이론적으로는 에너지 용량을 리튬이온 배터리보다 다섯 배 이상 높일 수 있다. 기존의 리튬이온 배터리 생산공정을 쓸 수도 있다. 하지만 충·방전 과정 중에 생성된 리튬 폴리설파이드가 전해액에 지속적으로 녹아 리튬 음극으로 이동해 비가역적 표면반응을 일으켜 소모되고 황도 전기전도도가 낮아 배터리 성능 저하를 불러온다. 이종민 교수는 “세계적으로 이런 문제를 개선하기 위한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며 “다만 리튬·황 배터리는 전고체 배터리 이후에 상용화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보다 더 시간이 필요한 다가이온 배터리는 이온이 하나 움직일 때 전자가 두 개 이상 움직여 에너지밀도가 더 높아진다. 마그네슘·아연·알루미늄을 2가나 3가로 써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으나 아직은 원천 기술 단계에 있다. 정경윤 센터장은 차세대 배터리 기술 개발과 관련해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원천 기술을 연구하고 산업통상자원부가 이어받는 게 효과적”이라며 “부처 간 역할 분담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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