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메뉴

검색
팝업창 닫기
이메일보내기

"부동산 문제, 공급 아닌 해결 방법은?"…스타트업 COO가 내놓은 신박한 해결책[인더뷰]

■김정환 세컨신드롬 COO 인터뷰

집 밖에 마련하는 개인 공간, 셀프스토리지

공간 '아웃소싱'으로 좁은 집에서도 쾌적한 환경 누릴 수 있다

공간 '소유' 아닌 '소비'로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 서비스 제공할 것"








“서울 ‘국평’(국민평형, 전용 84㎡) 아파트 한 채 사려면 평범한 직장인은 수십년 동안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한다”

내 집 마련의 꿈을 꾸며 흔히들 부동산 가격을 가늠해보는 이 한 문장을 두고 김정환 세컨신드롬 COO는 두가지 의문을 가졌다. 왜 부동산 시장의 공급은 국평이라는 용어가 통용될 만큼 천편일률적일까, 왜 근로소득으로는 서울에 내 집 마련을 하기 어려울까. 누구나 직주근접한 지역에, 한 뼘이라도 넓고 쾌적한 집에 살고 싶어 한다. 그러나 쾌적한 넓이의 집은 비싸고, 선택할 수 있는 옵션은 전용 59㎡나 84㎡뿐이다. 좁은 59㎡에 어떻게든 살거나, 무리해서 84㎡에 살거나. 예산 안에서 1평 더 큰 집을 택할 수 있는 선택지가 한국 부동산 시장에는 없다.

김 COO는 이같은 부동산 문제를 부동산 공급이 아닌 다른 방법으로 해결하고자 했다. 근로소득으로 얻을 수 있는 작은 면적의 집에 살면서 추가로 필요한 1평의 공간을 저렴한 가격에, 집이 아닌 다른 곳에 두는 방법이다. 미니창고 ‘다락’이 세상에 등장한 이유다. 지난달 다락 강남역점에서 어썸머니 인더뷰(In the view)팀과 만난 김 COO는 “물건을 보관할 창고와 같은 공간을 아웃소싱해 제공하면 꼭 큰 집에 살지 않아도 쾌적한 주거 환경을 누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간 ‘소유’ 아닌 ‘소비’…셀프스토리지, 생소하지만 도심 생활에 필요한 서비스 될 것


다락처럼 개인의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창고를 제공하는 서비스를 셀프스토리지라 부른다. 셀프스토리지는 대부분 도심 속에 위치한다. 캠핑 장비나 골프채, 입지 않는 옷 등 집에 쌓아두기엔 자리를 너무 많이 차지하지만 종종 사용할 일이 있는 물건들을 창고에 맡겨두고, 필요할 때 손쉽게 찾아갈 수 있게 하기 위해서다. 국내에서는 아직 셀프스토리지라는 서비스의 개념 자체가 생소하다. 하지만 해외에서는 꽤 대중적인 서비스다. 미국 시장 규모는 50조 원에 달하며 일본도 1조 원 시장에 근접하고 있다.



김 COO에 따르면 셀프스토리지 산업이 태동하기 위해서는 1) 통상적으로 1인당 GDP가 35000불 이상, 2) 도시화율 80% 이상 등 두 가지 요건이 필요하다. 그는 “사람들의 소득이 늘어나면 자연스레 소비가 늘어나고, 물건이 집에 쌓이게 된다”며 “그러나 인프라가 잘 갖추어진 도시 생활을 누리고자 하는 사람들은 높은 집값 탓에 넓은 집에 살 수 없다”고 말했다. ‘좁은 집’에 ‘많은 물건'을 해결할 수 있는 서비스가 셀프스토리지이다.

김 COO는 국내 셀프스토리지 산업 역시 3000억 원 규모까지 성장할 것으로 내다봤다. 젊은 세대의 부동산 인식에 대한 변화 때문이다. 다락의 이용자 분포를 살펴보면 2~3년 전까지만해도 20대의 비중은 10%에 불과했다. 그러나 최근 1년 사이에 전체 이용객 중 20대의 사용자의 비중이 25%까지 치솟았다. 김 COO는 “MZ 세대가 생각하는 공간이 더 이상 ‘소유’의 대상이 아니라 ‘소비’의 대상으로 변해가고 있는 것"이라고 파악했다. 공간을 소비해 개개인에 맞는 라이프스타일을 추구할 수 있다는 인식이 MZ 세대 사이에 퍼지고 있는 셈이다.

골프용품부터 레고까지… ‘집 밖 개인공간’ 비싸지 않을까


다락에는 주로 취미용품이나 계절용품 등이 모인다. 골프 용품이나 캠핑 용품처럼 부피가 크고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나, 겨울 옷, 가방 등 특정 기간 동안만 사용하는 물건 등이다. 또한 다락 지점마다 택배를 받아 정리하거나 작업을 할 수 있는 라운지가 있어 피규어 등을 모으는 취미가 있는 이용자들은 구매부터 조립, 보관, 그리고 처분까지 모두 다락에서 해결하는 것이 가능하다. 이런 이유로 단순 보관을 넘어 개인 공간을 필요로 하는 이용자들도 다락을 자주 찾는다. 덕분에 주거 공간이 좁은 1인 가구 뿐만 아니라 2인 가구 이상의 구성원도 개인의 독립된 공간을 원할 때 다락과 같은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한다. 김 COO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더라도 심리적 안정감을 줄 수 있는 독립적인 공간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꼭 누군가에게 들키고 싶지 않은 물건을 보관한다기 보다는 가족의 간섭을 받지 않고 개인 물품을 보관할 수 있는 공간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문제는 비용이다.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는 특성 상 도심 한 가운데 위치할 수밖에 없어 높은 월세 비용이 발생한다. 월세 비용은 자연히 서비스 이용 요금을 높인다. 공간 대여를 위해 집값 만큼이나 비싼 이용 요금을 부담해야 한다면 셀프스토리지 서비스를 이용할 이유가 없는 게 사실이다. 김 COO는 “무인 운영과 픽업 서비스 등 IT 기술을 통해서 비용을 절감하고 결과적으로 서비스 이용 요금을 낮추려 노력하고 있다” 말했다. 여러 서비스들이 무인화를 지향하지만 여전히 무인화를 위한 인건비 지출이 크다는 것이 김 COO의 지적이다. IT 투자를 통해 완전한 무인 서비스를 제공하면 인건비 감축을 통해 서비스 비용 또한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 김 COO는 ‘공간으로부터 자유로운 공간 서비스’를 지향한다. 그는 “향후에는 하이퍼스페이스(Hyper Space), 즉 초공간 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픽업 서비스 제공 등 물류 체계 구축을 통해 도심에 위치하지 않더라도 이용자가 편리하게 물건을 맡기고 찾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김 COO는 “물류 체계를 갖춰 도심에 있는 비싼 임대료의 창고가 아닌 외곽에 위치한 저렴한 임대료와 이용료의 창고 서비스를 제공하고 싶다”고 밝혔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주소 : 서울특별시 종로구 율곡로 6 트윈트리타워 B동 14~16층 대표전화 : 02) 724-8600
상호 : 서울경제신문사업자번호 : 208-81-10310대표자 : 손동영등록번호 : 서울 가 00224등록일자 : 1988.05.13
인터넷신문 등록번호 : 서울 아04065 등록일자 : 2016.04.26발행일자 : 2016.04.01발행 ·편집인 : 손동영청소년보호책임자 : 신한수
서울경제의 모든 콘텐트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바, 무단 전재·복사·배포 등은 법적 제재를 받을 수 있습니다.
Copyright ⓒ Sedaily, All right reserved

서울경제를 팔로우하세요!

서울경제신문

텔레그램 뉴스채널

서울경제 1q6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