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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클래스’ 진주 극작가 "혐오 만연한 세상, 대화 포기 않는 극 만들것"

극작수업 배경 '위계 폭력' 소재

두산아트센터 지원받아 무대 올려

복잡한 서사구조·열린 결말 마무리

갈등 속 소통의 중요성 말하고파

연극 ‘클래스’의 진주 극작가. 지난해 두산아트센터의 예술가 지원사업 ‘DAC아티스트’에 선정됨에 따라 이번 작품을 무대에 올리게 됐다.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




“작년에 이 작품의 낭독극을 하며 작가의 말에 ‘이 작품이 세상에 나가서 관객을 만날 수 있을까’라고 썼어요. 특히 극중극은 너무 거칠어서, 지금껏 쓴 글 중 가장 위험하다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논쟁을 그대로 보여주면서 대화를 포기하지 않는 극을 만들고 싶었어요. 퇴고하면서 균형 유지에도 노력했고요. 이런 이야기를 좀 더 용기 내서 해야겠다는 다짐을 했습니다.”

12일까지 서울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에서 공연 중인 연극 ‘클래스’는 성폭력, 교실 안 권력관계, 창작자의 윤리 등 무거운 소재를 강렬한 에너지로 표현한다. 이 작품은 중견 극작가인 교수 A와 대학원생 B의 일대일 극작 수업을 배경으로 폭력의 근원에 위계가 있음을 끄집어낸다. B가 자기 삶의 이야기로 만든 희곡 ‘고독한 케이크방’은 성폭력 피해자의 고통과 복수를 다룬다. 창작을 둘러싼 A와 B의 대화는 교수와 학생 간 권력관계를 드러낸다. 여기에 A의 스승인 원로 교수가 자신의 글을 가로챘다고 주장하다 극단적 선택을 한 B의 룸메이트 이야기까지 합류하며 갈등과 문제의식은 무한 확장한다.

연극 ‘클래스’의 한 장면. 이 작품은 교수 A(오른쪽), 대학원생 B가 극작 수업에서 희곡을 만드는 과정을 그린다.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


작품을 쓴 진주 극작가는 지난 1일 두산아트센터에서 서울경제와 만나 “‘미투 운동’에 주목하며 ‘고독한 케이크방’을 쓴 게 작품의 출발이었다”며 “극을 완성하는 과정을 통해 다양한 이야기를 꺼내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위계를 잘 드러내는 공간으로 교실을 골랐고, 과거에 쓴 ‘고독한 케이크방’을 극중극으로 붙였다. 배역에 이름이 없는 점에 대해서는 “이름을 가지면 사건의 구조보다 개인에 주목하게 된다”며 “누구나 극중 상황에 처할 수 있음을 염두에 둔 설정”이라고 전했다.

이 작품은 진주 작가가 작년 두산아트센터의 40세 이하 젊은 예술가 지원사업인 ‘DAC아티스트’에 뽑힘에 따라 공연이 성사됐다. 지원자로 선정되면 신작의 공연제작비와 장소를 지원 받는데, 센터 측에서 ‘클래스’를 공연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작품의 가능성을 저보다 더 믿어주셨다”며 감사를 표시했다. 그러면서 “면접에서부터 제가 어떤 예술가로 클지 관심을 갖고 집중해주셔서 인생의 큰 힘이 됐다”며 “선정 후에는 글쓰기에만 전념할 수 있게, 해외연수 등 상상도 못한 지원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연극 ‘클래스’는 영화 화면비 같은 프레임 뒤에 무대를 만듦으로써 관객이 극중 인물과 거리를 두도록 한다.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


‘클래스’는 극중극과 그 바깥의 이야기가 서로 밀접하게 연결되면서 복잡하게 전개된다. 그리고 화합 같은 확실한 결론 대신 열린 결말로 마무리한다. 진주 작가는 “대등한 논쟁 자체를 만드는 게 목표였다”며 “혐오가 만연하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세상에서 포기하지 않고 말하는 게 중요했다”고 설명한다. 갈등 속에서 서로를 이해하려면 먼저 자신의 상처를 토대로 활발히 말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였다.

연극 ‘클래스’에서 대학원생 B는 자신의 성폭력 피해 경험을 토대로 한 희곡을 과제로 제출한다. 사진 제공=두산아트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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