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초 한샘(009240)을 인수한 IMM프라이빗에쿼티(PE)가 한샘 주가 폭락으로 8550억 원의 인수금융에 제공한 담보 가치가 추락하자 1000억 원가량의 추가 자금 투입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금융을 주선한 신한은행 등 대주단이 담보인정비율(LTV) 기준 초과에 상응하는 조치를 요구한 데 따른 것이다. 다만 전략적투자자(SI)로 한샘 인수에 3000억 원을 투입한 롯데쇼핑(023530) 등 사모펀드 출자자들이 추가 자금 납입에 동의할지가 변수다.
2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한국투자증권 등 한샘 인수금융 대주단은 전날 회의를 열고 한샘 주가 하락에 따른 LTV 초과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한샘 주가는 이날 4만 4800원에 마감해 IMM PE의 인수가 대비 4분의 1 수준으로 급락해 있다.
IMM PE는 올해 초 조창걸 전 한샘 회장과 특수관계인 지분 27.7%를 1조 4513억 원에 사들여 주당 인수가를 당시 주가의 두 배 정도인 22만 1000원으로 책정해 경영권 프리미엄을 크게 인정한 바 있다.
IMM PE는 한샘을 인수하면서 주식을 담보로 대주단에서 8550억 원을 대출받고 분기별 LTV를 75~85%로 설정했으나 한샘 주가가 부진을 면치 못해 LTV가 이미 기준치를 넘어섰다. IMM PE는 대주단과의 회의에서 최대 1000억 원을 출자하는 방식의 담보권 보강 계획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IMM PE는 1000억 원을 마련해 한샘 주식을 추가 취득하거나 대출금 중 일부를 상환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한샘 인수금융 대주단은 일단 IMM PE 측의 대응 조치에 긍정적인 것으로 알려졌다. LTV 기준 초과를 이유로 곧장 IMM PE에 ‘기한이익상실(EOD)’을 통보하면 대주단도 손실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대출 기한을 5년으로 잡았는데 1년도 지나지 않은 것 역시 고려됐다.
대주단은 IMM PE에 추가 자금 출자를 유도하면서 수수료를 징수하는 등 페널티를 적용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고 12월 중 찬반투표를 벌여 찬성률이 채권의 3분의 2를 넘으면 이 같은 조치를 실행한다는 계획이다. 대주단 관계자는 “IMM PE는 현재 보유한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해 자금 출자가 가능할 것으로 본다”면서 “합의가 도출되면 당분간 분기별 LTV 기준 적용을 유예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IMM PE가 한샘에 추가 자금을 투입하려면 기존 펀드 출자자(LP)들의 동의를 구해야 한다. IMM PE는 한샘 인수 당시 롯데쇼핑으로부터 2995억 원을 출자받은 바 있고 나머지 자금은 국내 연기금 및 금융회사 등 기관투자가들이 참여한 블라인드펀드를 활용했다.
특히 일부 해외 기관투자가들은 추가 출자에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져 SI인 롯데쇼핑의 추가 출자 결단이 선행될지에 관심이 모아진다. 펀드 출자자들도 한샘의 주가가 과도하게 할인된 상황이라는 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1000억 원을 추가 투입할 경우 지분을 늘리면서 LTV를 낮추는 방안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한샘 주식의 추가 매입은 주당 인수가를 낮추면서 조 전 회장에게 과도한 경영권 프리미엄을 제공했다는 비판도 누그러뜨릴 수 있다.
한편 한샘도 3분기 영업손실 전환에 따라 신사업을 통한 체질 개선 등을 위해 자체적인 현금 확보 방안 등을 추진하고 있다. 김진태 한샘 대표이사는 최근 서울 상암 사옥과 방배 사옥 등 부동산을 매각해 최대 4000억 원을 마련한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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