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가 한국을 상대로 고개를 숙였다.
호날두는 3일 오전 0시(한국시간) 카타르 알라얀의 에듀케이션 시티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2022 카타르 월드컵 조별리그 H조 최종 3차전에 선발 출전했으나 득점에 실패한 채 후반 20분 앙드레 실바와 교체됐다. 포르투갈은 호날두의 침묵 속 한국에 1 대 2 충격 패를 당했다.
조별리그 2연승으로 16강 진출을 조기에 확정한 포르투갈은 한국을 상대로 로테이션을 가동했다. 브루누 페르난드스와 베르나르두 실바 등이 선발 명단에서 제외됐고 주앙 마리우, 히카르두 오르타, 후벵 네베스 등 그동안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이 선발로 나섰다.
2경기 내내 골 욕심을 내비쳤던 호날두는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전반 5분 오르타의 선제 골로 포르투갈이 리드를 잡은 가운데 호날두는 집요하게 골 욕심을 보였다. 그러나 경기는 호날두의 뜻대로 풀리지 않았다. 오히려 전반 27분 김영권의 동점 골을 돕는 상황이 나왔다. 한국의 코너킥 상황에서 이강인의 크로스가 호날두의 등에 맞고 굴절돼 김영권의 골로 연결됐다.
호날두는 가나와 1차전(3 대 2 승)에서 페널티킥로 선제 골을 성공시켜 월드컵 5개 대회 연속 득점이라는 대기록을 달성했다. 호날두의 욕심에는 끝이 없었다. 우루과이와 2차전(2 대 0 승)에서는 페르난드스의 크로스에 헤더를 시도한 뒤 머리에 맞지도 않았는데도 골 세리머니를 할 만큼 간절함을 보였다.
호날두는 한국을 상대로도 계속해서 골문을 두드렸으나 골운이 따르지 않았다. 전반 37분에서야 첫 슈팅을 때렸지만 김영권의 몸을 맞고 굴절됐다. 전반 42분 회심의 헤더 슛은 골문을 벗어났다. 결정적 슈팅은 김승규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호날두는 후반 20분 고개를 숙인 채 벤치로 물러났다.
호날두가 침묵한 가운데 포르투갈은 김영권과 황희찬에게 연속 실점을 허용해 1 대 2 충격의 패배를 당했다. 이날 경기장을 찾은 한국 팬들은 라이벌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이름을 연호해 호날두에게 또 다른 굴욕을 안겼다. 벤치에서 경기를 지켜본 호날두의 표정에는 씁쓸함이 가득했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