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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청약 한파에 수도권 대단지마저 10% 할인분양…'평촌센텀퍼스트' 분양가 인하

[후분양의 부메랑]

청약 시장 급랭에 ‘1·3 대책’도 안 통해

수도권 대단지도 할인분양 '고육지책'

고분양가에 수요자 외면 후분양 단지들

잇따라 할인분양 전망…"계약률 높아질 듯"

평촌센텀퍼스트 투시도./사진제공=DL이앤씨




청약 시장 한파에 오는 11월 입주를 앞둔 3000가구 규모의 수도권 대단지도 분양가를 10% 낮추기로 결정했다. 분양 시장 급랭 이후 미분양이 쌓인 대구 또는 서울 소형 단지에서 할인 분양을 진행한 적은 있으나 수도권 대단지에서 할인 분양을 진행하는 것은 근 10년 만의 일이다. 청약 시장 호황기 때 분양가를 높게 받기 위해 후분양을 택했던 단지들의 할인 분양이 잇따를 전망이다.

5일 정비업계에 따르면 전날 경기 안양시 호계동에 위치한 평촌 센텀퍼스트 (덕현지구 재개발) 조합은 긴급 총회를 열고 분양가를 10% 낮추기로 결정했다.

이로써 분양가는 최고가 기준 전용 59㎡가 8억 800만 원에서 7억 2720만 원 선으로, 84㎡는 10억 7200만 원에서 9억 6480만 원 선으로 인하될 것으로 추정된다. 조합은 정당계약이 진행되는 6일부터 기존 당첨자들에게 정확한 변경 분양가를 안내할 계획이다.

조합이 이같은 결정을 내린 것은 낮은 청약 경쟁률로 인해 정당계약률이 10%에 그칠 것이란 관측이 나왔기 때문이다. 이에 정당계약일 전 긴급 총회를 열고 일반 분양가 변경에 나선 것이다.

해당 단지는 총 1150가구 공급에 257명이 청약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이 0.22대 1로 저조했다. 이 곳은 정부가 1월 3일 분양시장 규제를 대폭 완화한 이후 첫 수도권 분양 단지로 눈길을 끌었지만 주변 신축 시세보다도 1억 원 이상 높은 고분양가가 발목을 잡았다. 인근 '평촌더샵아이파크' 전용 84㎡가 지난달 9억 2000만 원(12층)에 거래됐는데 이는 평촌센텀퍼스트의 동일 평형 분양가보다 1억 5000만 원 가량 낮은 가격이다. 지하철 1·4호선 금정역이 가깝고 DL이앤씨·코오롱글로벌이 시공하는 총 2886가구의 대단지라는 점, 동탄인덕원선,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C노선 호재도 수요자들의 발길을 돌리진 못했다.

이 단지는 당초 선분양으로 진행하려 했으나 조합원들이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책정한 평당 분양가(1810만 원)에 불만을 가지면서 후분양으로 전환, 분양가가 1400만 원 가량 높은 3211만 원으로 책정됐다.



평촌센텀퍼스트가 할인분양에 나서면서 다른 후분양 단지들도 울며 겨자먹기로 할인분양 나설 가능성이 커졌다. 최근 청약이 진행된 후분양 단지들의 성적도 매우 저조했기 때문이다. 서울 강동구 ‘더샵 파크솔레이유(195가구)’와 마포구 ‘마포 더클래시(1419가구)’, 부산시 수영구 ‘남천자이(913가구)’는 청약 경쟁률이 두자릿수를 기록했지만 막상 뚜껑을 열고 보니 미계약률이 절반을 넘었다. 마포 더클래시는 무순위 청약을 진행한 뒤에야 20대 1의 경쟁률로 물량 소진 가능성이 커졌고 남천자이와 더샵 파크솔레이유는 무순위 청약으로도 물량을 털지 못해 선착순 계약을 진행 중이다.

박원갑 KB부동산 수석전문위원은 “부동산 상승기에는 후분양을 선택했을 때 공급자가 분양가 규제를 피하고 지가 상승 등의 장점을 누릴 수 있지만 시장 급랭기에는 소비자들의 가격 민감도가 커지기 때문에 바로 공급자가 악성 미분양에 노출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며 “최근 청약 성적이 저조했던 후분양 단지들이 떨어진 시세에 맞춰 할인 분양을 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올해 후분양을 앞둔 단지들의 청약 전망도 어둡다. △서울 동작구 '상도 푸르지오 클라베뉴(771가구)' △서울 영등포구 '브라이튼 여의도(454가구)'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펜타스(641가구)' 등이 대표적인 후분양 단지다. 이들 단지뿐만 아니라 미분양 등의 우려로 분양 시점을 미루던 단지들도 향후 후분양으로 공급될 여지가 있는 상황이다.

일반분양, 무순위 청약을 거쳐 선착순 계약을 진행해도 끝까지 미분양으로 남게 되면 조합이 이를 떠안아 임대로 운영하는 최후의 수단도 있지만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금 여력이 있는 시행사가 아닌 조합이 이를 운영하기란 현실적으로 어렵고 시공사에게 줄 잔금 마련 등에 어려움이 있어서다. 이 때문에 분양 수익 감소 및 조합원 분담금이 증가할 수 있어도 할인 분양이 결정하는 곳이 늘어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박지민 월용청약연구소 대표는 “할인 분양을 하게 되면 실수요자들이 인근 시세보다 비슷한 가격에 신축 단지에서 살 수 있다는 이점을 보고 다시 관심을 가질 수 있다”며 “최근 전용 84㎡ 기준 분양가가 10억 원 전후로 공급되고 있는데 해당 지역에서 12~14억 원까지 신고가가 나왔다면 그 분양 단지는 물량을 대부분 소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변수연 기자 diver@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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