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우리의 경제 상황에 대해 “수출 감소 폭이 확대되고 내수 회복세도 약해지면서 경기 둔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7일 진단했다.
KDI는 이날 발간한 ‘2월 경제동향’에서 이같이 밝혔다. KDI는 지난달만 하더라도 “경기 둔화가 가시화하고 있다”고 했는데 이달 더 어두워진 평가를 내놨다. 우리 경제가 내리막길에 접어들었다는 점을 확실히 한 것이다.
KDI는 경기 둔화의 원인으로 반도체를 비롯한 주력 품목의 수출 부진을 꼽았다. 반도체 수출 추이를 보면 지난해 12월 수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29.1% 줄었는데 1월 들어서는 44.5%로 낙폭이 더 커졌다. 최대 교역국인 중국으로 향하는 물량이 급감한 것도 우려되는 대목이다. 대중(對中) 수출은 1월 전년 동기 대비 31.4% 감소했다.
수출이 줄면서 제조업 등 주요 업종의 피해는 누적되고 있다. 제조업 평균 가동률은 지난해 12월 기준 70.3%로 예년에 비해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고 재고율은 126%로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그간 경기를 받쳐주던 소비도 전만 못하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는 지난해 12월 전년 동월 대비 2.5% 감소했다.
앞으로 상황도 녹록지 않다. 향후 경기 상황을 가늠할 수 있는 제조업 기업경기실사지수(BSI) 전망치는 2월 기준 66을 기록했다. BSI가 기준치인 100보다 높으면 경기 전망에 대한 긍정 응답이 부정보다 많고 100보다 낮으면 부정 응답이 더 많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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