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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방암 환자 마음까지…'손 안의 주치의'로 돌본다

[메디컬 인사이드] 중앙대병원 디지털암센터

맞춤형 앱 'CAMA' 서비스

단계별 전담 매니저 1대1 배정

복약 정보 제공 등 지속적 관리

"앱으로 암세포가 줄진 않지만

치료 잘하도록 행동변화 유도"

정신의학과 연계 심리 치료도

김민균(왼쪽) 중앙대병원 유방외과 교수가 유방암 환자에게 CAMA 앱 사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대병원




"환갑을 넘긴 나이에 생각지도 못한 암이 찾아오니 덜컥 겁이 났어요. '내가 왜 이런 병에 걸려야 하나' 억울하다는 생각이 드니 가족들에게도 본의 아니게 화를 내게 되더라고요. 암의 경과나 치료 진행 뿐 아니라 상한 마음을 어떻게 극복해야 하는지에 대한 방법도 자세히 소개돼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맞벌이하는 아들 내외를 위해 손주를 돌봐주느라 정신 없는 나날을 보내던 이서경(61·여)씨. 지난해 말 중앙대병원에서 암 검진을 받다가 '호르몬 양성 유방암 2기' 판정을 받았다. 의료진은 "유방암 중에서는 상대적으로 진행이 느리고 예후가 좋은 유형"이라며 "치료 일정을 잘 따라오면 충분히 극복 가능하다"고 안심시켰다. 하지만 항암치료가 진행될수록 이씨의 불안감은 커졌다. '이러다 전이가 되면 어떡하지', '유방암은 재발도 잦다던데' 하루에도 수없이 이런저런 생각이 몰려와 손주를 돌보기는 커녕 친한 친구들과도 연락을 끊었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디지털 치료제의 개념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사진 제공=중앙대병원


주치의인 김희준 중앙대병원 교수가 혼자 끙끙 앓던 이씨의 위험신호를 캐치할 수 있었던 건 다름아닌 스마트폰 앱을 통해서였다. 중앙대병원은 지난해 11월부터 유방암 환자들에게 디지털 맞춤형 스마트폰 앱 'CAMA'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암 전담 매니저(Cancer Manager)‘의 앞글자에서 따온 CAMA는 최근 헬스케어 분야에서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는 일종의 '디지털 치료제'다.

디지털 치료제는 임상적 근거를 기반으로 질병 치료와 진단, 모니터링, 예방, 건강 관리 등의 용도로 가상(VR)·증강현실(XR)과 인공지능(AI), 웨어러블 기기 등의 기술을 활용하는 소프트웨어다. 한덕현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기존 의약품이 독립적으로 질병 치료 효과를 나타낸다면 생활습관 교정 등을 도와 치료 효과를 높이는 보조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다"며 "앱 사용만으로 암세포가 줄어들진 않지만 암을 잘 치료할 수 있도록 행동변화를 유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4년 유방암 환자들의 건강관리를 돕는 스마트폰 게임 '알라부' 개발을 주도했던 한 교수는 김희준(혈액종양내과)·김민균(유방외과)·김선미(정신건강의학과) 교수와 함께 엔씨소프트(036570)의 도움을 받아 CAMA 앱을 개발했다. 유방암 환자가 자신 스마트폰에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주치의가 진단 및 치료 단계에 맞는 트랙을 설정하고 전담 건강매니저를 배정해 준다.



김민균 교수는 "앱을 통해 의료진이 직접 제작한 암 관련 맞춤형 의학정보를 습득하고 치료계획 및 일정, 복약 정보 등을 확인할 수 있다"며 “6개월에 걸쳐 암 관련 심층교육을 받은 전담 매니저가 일대일로 배정되어 지속으로 환자를 관리하는 점이 기존 앱들과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말했다.

중앙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한덕현·김선미(왼쪽 위부터 시계방향)교수, 혈액종양내과김희준 교수, 유방외과김민균 교수. 사진 제공=중앙대병원.


암환자는 진단 직후부터 '부정-분노-타협-우울-수용' 등 심리적으로 다섯 단계를 거친다. 암종과 병기에 따라 치료방법은 물론 경과가 크게 달라지다 지속적인 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김선미 교수는 “인터넷에 넘쳐나는 암 관련 정보 중 정작 신뢰할 만한 내용을 찾아보기 힘들다”며 “암환자에게 일방적으로 정보만 제공하는 수준을 넘어 환자와 의료진 간 교류를 진료실 밖으로 연장하자'는 취지로 앱 개발에 나섰다”고 소개했다.

유방암 환자들이 일상생활 중 질환 관련 궁금증을 CAMA 앱에 등록하면 전담 매니저가 담당 의료진과 신속하게 필요한 정보를 소통한다. 필요 시 전화통화나 대면 진료도 지원하고 있다. 실제 유방암 진단 후 자살충동까지 느꼈던 이씨는 앱에서 주기적으로 시행되는 설문 평가를 통해 위기 신호를 파악한 전담 매니저의 도움으로 주치의 및 정신건강의학과 진료와 연계되어 위기를 넘겼다.

CAMA 서비스의 최종 목표는 이처럼 최적의 유방암 치료를 돕는 과정이 궁극적으로 암환자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음을 입증하는 것이다. 김희준 교수는 “암 치료는 수술, 항암치료 같은 단회성 진료의 개념이 아니라 과거에 경험한 적 없는 완전히 새로운 삶의 과정"이라며 "각각의 환자에게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고 근거기반 프로토콜에 기반한 1:1 상담을 통해 암환자의 웰니스 향상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메디컬 인사이드’ 코너는 보건의료계에서 주목받는 의료진과 병의원의 활약상을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임상연구·개발과 진료 등의 영역에서 최근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의료진과 만나 숨겨진 이야기들을 인터뷰 형식으로 소개합니다. 또한 의료기관 내 다양한 진료과와 부서 차원의 협력을 통해 의료계 변화를 선도하는 센터를 직접 찾아가 생생한 현장감을 전달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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