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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그널] 가슴 쓸어내린 몰로코, SVB 예치금 2억달러 인출 완료

전체 보유 현금의 약 70%

예금 전액 보증 결정으로 한숨 돌려

미래에셋 등 국내 VC들도 한때 비상

거래 은행 분산 등 리스크 관리 필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의 파산 사태로 인해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한인 창업 스타트업인 '몰로코'도 자칫 큰 피해를 볼 뻔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몰로코는 SVB에 대규모 회사 자금을 예치해 놨었는데, 미국 정부가 SVB의 예치금 전액 보증을 약속하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1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몰로코는 최근까지 SVB에 약 2억 달러(약 2619억원) 규모의 자금을 예치해 놨다. SVB의 폐쇄로 인해 하마터면 해당 자금을 모두 잃을 위기에 처했다.

다행히 12일(현지시간) 미 재무부와 연방준비제도(Fed), FDIC에서 SVB 고객 예치금을 보험 한도와 무관하게 전액 보증하기로 발표하면서 몰로코는 한숨을 돌릴 수 있었다. 몰로코는 미 정부의 보증 발표 이후 2억 달러 전액을 서둘러 인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태는 SVB의 유동성 위기가 발단이었다.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금융보호혁신국은 SVB의 예금 지급 불능 사태가 발생하자 폐쇄를 결정하면서 많은 스타트업이 예치금을 모두 날릴 처지에 놓였다. SVB는 1983년 설립돼 실리콘밸리 스타트업들의 자금줄 역할을 해온 곳이다. 각종 금융 지원과 더불어 다른 은행보다 높은 예금 이자를 제공하면서 유독 많은 스타트업이 SVB를 주요 거래 은행으로 활용해왔다.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 한도가 예금주당 25만 달러(약 3억2737만 원) 이내에 불과한 탓에 미 정부의 이번 특별 조치가 없다면 몰로코는 사실상 예치금의 대부분을 날릴 위기였다. 2억 달러는 몰로코가 보유한 전체 현금의 약 70%에 달하는 규모다. 해당 금액을 모두 잃었다면 회사로선 심각한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회사 내부는 물론 여기에 투자한 국내 벤처캐피털(VC)들도 비상이 걸렸다. 특히 투자자들은 몰로코가 올해도 탄한 성장세를 이뤄 내년쯤 나스닥 상장에 성공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었던 상황이었는데, 예기치 못한 사고로 회사 성장은 물론 상장 작업에도 큰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컸다. 몰로코에 투자한 국내 VC로는 미래에셋벤처투자, 미래에셋캐피탈, 한국투자파트너스, 스마일게이트인베스트먼트, DSC인베스트먼트, 다올인베스트먼트 등이 있다. 해당 VC들은 미 정부의 예금 전액 보증 발표 전까지만 해도 원인 파악과 향후 대응 전략 마련에 분주했다.

또 2억 달러는 회사에서 벌어들인 자금 외에도 국내외 VC들이 투자한 자금도 상당 부분 포함돼 있었다. 몰로코가 이 자금을 잃었다면 또다시 투자 유치를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해당 자금 2억 달러는 몰로코의 연간 매출액과 맞먹는 규모로, 앞으로 회사의 사업 확장과 인재 채용, 상장 준비 등을 위해 꼭 필요한 자금이기 때문이다.

향후 SVB와 같은 사태가 추가적으로 발생할 상황이 높은 만큼 국내 VC들은 물론 한국벤처투자, 한국성장금융 등 국내 주요 벤처펀드 출자자들도 앞으로 상황을 예의주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한국벤처투자 관계자는 "앞으로 국내 VC가 해외 벤처투자를 진행할 경우 투자 대상 스타트업의 거래 은행 분산 요청 등 리스크 관리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SVB 파산이 한국 스타트업에 미치는 직접 영향력은 작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혹시 모를 피해가 최소화 수 있도록 실시간 모니터링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2013년 구글 엔지니어 출신인 안익진 대표가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한 몰로코는 애드테크 스타트업이다. 머신러닝 등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특화 광고 플랫폼 서비스가 주력 사업이다. 지난해 잠정 실적 집계에 따르면 매출 2억 3900만 달러(3170억 원), 영업이익 8500만 달러(1170억 원)를 각각 기록했다. 기업가치는 2조 원을 넘어서는 것으로 파악된다.

/류석 기자 ryupro@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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