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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다와 헨더슨, LPGA 스타 두 명의 빅딜…그 뒷이야기

올 시즌 개막 앞서 테일러메이드와 용품 계약

2017년 우즈와 매킬로이 사례의 ‘LPGA 버전’

한계 넘어 도전하는 ‘비욘드 드리븐’ 가치 공유

테일러메이드는 넬리 코다(오른쪽)와 브룩 헨더슨을 동시에 잡으면서 여자 골프계에서의 위상을 크게 높였다. 사진=테일러메이드 제공




매년 새로운 시즌이 개막하면 주요 선수들의 용품 사용 계약이 골프계의 주요 관심사로 떠오른다. 정상급 선수를 끌어들이려는 용품업체들의 물밑 경쟁도 치열하게 전개된다. 대부분의 뉴스는 미국프로골프(PGA) 투어를 중심으로 흘러간다. 하지만 올해는 예년과 분위기가 달랐다. 여자골프 쪽에서 빅 뉴스가 터져 나온 것이다. 넬리 코다와 브룩 헨더슨, 그리고 테일러메이드의 이야기다.

지난 1월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시즌 첫 대회였던 힐튼 그랜드 베케이션스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대회 개막을 며칠 앞두고 코다가 테일러메이드와 다년간의 용품 계약을 맺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 이틀 뒤에는 헨더슨이 같은 소식으로 헤드라인을 장식했다. LPGA 투어를 대표하는 두 명의 스타가 동시에 테일러메이드를 선택한 것이다. 코다는 프로 생활의 대부분을 타이틀리스트와 함께했고, 헨더슨 역시 오랜 기간 핑 브랜드를 대표하는 선수였다는 점에서 둘의 테일러메이드 행은 파급력이 컸다. 외신들은 ‘빅딜’이라고 표현했다.

코다는 LPGA 투어 통산 8승에 도쿄 올림픽 여자골프 금메달, 그리고 세계 랭킹 1위의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세계 랭킹 2위까지 올랐던 헨더슨은 메이저 2승을 포함해 통산 13승을 거둔 선수다. 둘은 대중적인 인기에서도 여자골프를 대표한다. 코다는 훤칠한 키에 빼어난 미모를 뽐내고, 헨더슨은 캐나다에서 스포츠 전 종목을 통틀어 최고 스타 중 한 명으로 통한다. 용품을 바꾼 뒤 성적 부진에 빠지는 경우도 있지만 개막전에서 헨더슨은 우승, 코다는 4위를 차지하며 이런 우려도 불식시켰다.

LPGA 두 스타의 결정은 알고 보면 6년 전인 2017년의 복사판이다. 그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가 먼저 테일러메이드의 패밀리가 됐고 이어 로리 매킬로이도 테일러메이드와 용품 계약을 맺었다. 6년의 시차를 두고 똑같은 일이 PGA 투어와 LPGA 투어에서 반복된 것이다. 무엇이 이를 가능하게 했을까.

넬리 코다는 세련된 '도시 미녀'다.


수수한 이미지의 브룩 헨더슨은 지난해 테일러메이드 볼을 먼저 사용한 뒤 올해 클럽도 바꿨다.


세련된 도시 미녀 vs 수수한 여동생

알고 보면 최고를 꿈꾸는 ‘스포츠 DNA’

절친한 사이로 알려와 코다와 헨더슨은 외모만 따지면 상반된 모습이다. 코다의 키는 178cm, 헨더슨은 163cm로 무려 15cm나 차이 난다. 코다는 세련된 도시 미녀다. 인스타그램을 통해서는 짙은 선글라스를 끼고 모델 포스를 풍긴다. 이에 비해 수수한 외모의 헨더슨은 ‘국민 여동생’이다. 인스타그램의 주요 사진은 골프 스윙이거나 평범한 옷차림으로 환하게 웃고 있는 모습이다.

하지만 둘은 스포츠 DNA에서는 닮았다. 먼저 코다를 보자. 그녀의 집안은 스포츠 가족으로 유명하다. 아버지인 페트르 코다는 1998년 호주 오픈 단식에서 우승한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다. 어머니인 레지나 역시 1988년 서울 올림픽에 체코 테니스 대표로 출전했다. 코다보다 다섯 살 많은 언니 제시카는 LPGA 투어에서 6승을 거둔 실력자다. 남동생 서배스천은 3남매 중 유일하게 부모의 뒤를 이어 테니스를 선택했는데 2018년 호주 오픈 주니어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차지했고, 2021년에는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에밀리아로마냐 오픈 정상에 올랐다.

헨더슨도 알고 보면 스포츠 집안 출신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둘 다 수준급 골퍼이고, 삼촌은 캐나다 오타와 지역에서 실력을 알아주는 아마추어 골퍼였다. 일곱 살 위 언니 브리타니 역시 주니어와 대학 시절 뛰어난 골프 선수로 활약했다. 브리타니는 현재 헨더슨의 골프백을 책임지고 있다.

코다와 헨더슨 모두 스포츠 집안에서 둘째 딸로 자란 공통점이 있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와 언니를 보며 경쟁에서 이기는 법을 배웠고, 자연스럽게 최고가 되겠다는 열정을 품었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도 일찌감치 깨달았다. 헨더슨은 과거 주니어 선수들에게 조언을 한다면 어떤 말을 하겠는가라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꿈을 크게 갖고, 열심히, 그리고 재밌게 하라.”





넬리 코다.


비욘드 드리븐’…혁신과 열정이라는 공통분모

그럼 이 둘과 테일러메이드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테일러메이드는 1979년 설립 이후 혁신을 주도해온 브랜드다. 그들이 추구하는 핵심 가치 역시 한계를 뛰어넘어 계속 도전한다는 뜻의 ‘비욘드 드리븐(Beyond Driven)’이다. 테일러메이드는 설립 첫해 최초의 메탈 우드를 선보였고, 2000년대 초에는 300시리즈를 앞세워 빅헤드 열풍을 주도했다. 우드와 아이언의 장점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시장을 개척한 것도 테일러메이드다. 2004년에는 r7 쿼드 드라이버를 통해 최초의 무게추 이동 기술을 선보이며 ‘셀프 피팅’ 개념을 도입했다. 현재 셀프 피팅이 가능하지 않은 드라이버는 거의 찾아보기 힘들다. 웨이트 이동 기술은 페어웨이우드는 물론 퍼터에까지 접목되고 있다.

‘카본 우드’ 시대의 본격적인 개막을 알린 것도 테일러메이드다. 그동안 카본은 드라이버의 크라운 등에 일부 사용됐지만 특유의 둔탁한 타구음 때문에 페이스에는 사용되지 못했다. 지난해 선보인 스텔스는 이런 문제점을 말끔히 해결한 최초의 드라이버였다. 올해 업그레이드 된 스텔스 2는 팀 테일러메이드 선수들 사이에서는 비거리(Far)와 관용성(Forgiveness)을 모두 만족시킨다는 의미에서 ‘파기브니스(Fargiveness)’ 클럽으로 불린다.

코다는 자신과 같은 가치를 공유하는 테일러메이드의 정신을 높게 평가했다. 이는 코다가 테일러메이드와 계약 직후 한 발언에서 잘 드러난다. “세계 최고 골퍼들의 경기력을 한층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주는 테일러메이드 역량은 이미 검증됐다. 그런 믿음을 바탕으로 팀 테일러메이드에 합류하게 됐다. 또한 투어 팀과 함께 테스트하면서 우승이라는 목표를 달성하게 해줄 우수한 장비를 찾기 위해 팀 전체가 저 자신만큼이나 열정을 쏟고 있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헨더슨은 지난해 테일러메이드의 TP5x 볼로 교체한 후 2승을 거뒀는데 그 중 1승은 에비앙에서 거둔 메이저 우승이었다. 볼을 바꾼 후 비거리가 5야드 증가한 효과를 톡톡히 누렸다. 헨더슨은 테일러메이드의 기술력을 확인한 뒤 올해 클럽 전체 교체를 결정한 것이다.

헨더슨은 “지난해 볼을 바꾼 뒤 내 게임이 엄청나게 발전한 걸 느낄 수 있었다”며 “테스트를 하면서 테일러메이드 클럽을 정말 사랑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드라이버 길이의 최대치 규정이 48인치에서 46인치로 변경된 후 비거리가 줄어 고민이었다. 예전 거리를 다시 회복시켜줄 클럽을 찾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했고 그 결과 테일러메이드를 선택했다.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고 했다.

코다와 헨더슨에 6년 앞서 테일러메이드에 합류한 우즈와 매킬로이 역시 똑같은 과정을 밟았다. 우즈와 매킬로이는 나이키가 골프용품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하자 여러 브랜드 클럽을 테스트한 뒤 테일러메이드를 최종 낙점했다.

타이거 우즈는 2017년부터 팀 테일러메이드에 합류했다.


로리 매킬로이도 우즈의 뒤를 따라 2017년부터 테일러메이드 용품을 사용하고 있다.


최고의 팀이 된다는 의미

코다와 헨더슨에게는 우즈와 함께 ‘팀 테일러메이드’가 된다는 자부심도 있었다. 2021년 가족대항전인 PNC 챔피언십에서 보여준 코다의 모습이 이를 잘 대변한다. 당시 세계 랭킹 1위였던 코다는 1라운드를 마친 뒤 클럽 정리를 하고 있던 우즈 주위를 맴돌았다. 이윽고 용기를 내 “타이거! 귀찮게 하고 싶지는 않지만 혹시 사진 한 장 찍을 수 있을까”라고 물었다. 우즈는 “오 넬리! 당연하지”라며 함께 사진을 찍었다. 코다는 카메라에 대고 “소원을 이뤘다. 너무 멋지다”며 소녀 팬의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당시 우즈는 코다에 대해 “그의 플레이를 볼 기회가 많았다. 그의 내면에는 골프에 대한 욕구가 가득하고 열정적이다”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현재 팀 테일러메이드 선수로는 우즈와 매킬로이 외에도 스코티 셰플러, 콜린 모리카와, 토미 플리트우드, 리키 파울러 등이 있고 여자 선수로는 코다와 헨더슨, 박성현, 찰리 헐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PGA와 LPGA 투어를 대표하는 얼굴들이다. 최고와 최고의 만남은 필연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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