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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젠 패션 '핫템'으로…유니폼, 틀을 깨다

[서재원의 축덕축톡] ◆'스포츠를 디자인' 오버더피치

'운동복' 인식 깨려는 발상서 시작

97년 국대 유니폼 리메이크 '대박'

현대차·푸마 등과 컬래버도 주목

셀럽들 잇따라 착용해 인기 끌어

최근 36억 투자유치해 사업 확장

한국 축구대표팀 유니폼(왼쪽)과 오버더피치 의류를 입고 포즈를 취하고 있는 헤즈(홍의진). 출처=헤즈 SNS






“스포츠로 디자인을 한다니 돈 안 되는 짓을 왜 하냐는 이야기를 들었어요. 그런데 그런 반응들이 더 저를 자극하더라고요. ‘그래? 한 번 보여줄게’라는 생각이 들었죠.”

크리에이티브 스튜디오이자 패션 브랜드인 오버더피치는 최호근 대표의 작은 오기에서 시작됐다. 운동선수라는 중고교 시절의 꿈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미대 진학 후에도 스포츠계를 기웃거리던 최 대표는 ‘스포츠 시장을 바꾸겠다’는 일념으로 대학 시절인 2014년에 H9pitch Studio(에이치나인피치 스튜디오)를 설립했다.

사업 초반 성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2016년 오버더피치라는 브랜드를 론칭하며 축구와 패션을 토대로 웹 매거진이자 편집숍, 독자적인 브랜드 전개를 펼쳐 축구 팬들의 사랑을 받았다. 나이키·아디다스·푸마 등 국내외 거대 브랜드와 협업도 이어졌다.

물론 사업이 순탄한 것만은 아니었다. 코로나19 팬데믹에 스포츠 산업 전체가 멈추면서 오버더피치의 사업도 막다른 길에 봉착했다. 직원들도 하나둘씩 떠나갔고 4층 건물에서 나와야 하는 상황에 회사 폐업까지 고민했다. 하지만 최 대표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제가 모든 걸 쏟아 만든 브랜드가 세상에서 사라지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고 돌아봤다. 남은 직원 4명과 함께 지하 단칸방 사무실에서 다시 시작하기로 다짐한 그는 파리 생제르맹(PSG)과의 협업을 통해 재기의 발판을 만들었다.



한번 바닥을 찍어봤으니 다시 올라가는 건 시간문제였다. 2021년에 국내 최대 스트리트 패션 편집숍인 카시나와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1997년 축구 대표팀 리메이크 유니폼을 출시했는데 소위 대박이 터졌다. 이듬해에는 대한축구협회 공식 상품화권자에 재선정돼 2002 한일월드컵 20주년 기념 컬래버레이션 제품을 발매하기도 했다. 프로축구 K리그1 울산 현대의 리메이크 유니폼, 그리고 현대자동차·MCM·푸마 등과의 컬래버레이션 제품들도 연이어 화제가 됐다.

과거에는 축구할 때나 입는 운동복으로 치부되던 유니폼은 오버더피치의 노력 끝에 하나의 패션 문화로 자리 잡아갔다. 축구 하는 여성이 늘면서 이제는 남성뿐만 아니라 여성들도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입는 게 이상하지 않은 세상이 됐다. 오버더피치의 의류를 즐겨 입는 걸그룹 소나무와 유니티 출신 가수 헤즈(홍의진)는 “많은 분께서 유니폼을 일상복으로 입으시는 걸 보고 폭넓게 패션으로 활용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며 “다양한 스타일을 보면서 사람들의 인식도 많이 바뀌었다고 본다”고 말했다.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야외의 오버더피치 팝업 스토어에서 공연 중인 래퍼 가오가이(빨강)와 키츠요지(검정). 사진 제공=오버더피치


24일 울산문수축구경기장 야외의 오버더피치 팝업 스토어에서 공연 중인 래퍼 가오가이(빨강)와 키츠요지(검정). 사진 제공=오버더피치


오버더피치는 사업 영역을 패션에만 국한하지 않았다. 이달 24일과 28일 두 차례 A매치 평가전이 열린 울산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팝업 스토어를 열었는데 기네스 맥주와 협업해 힙합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함께 진행했다. 축구라는 주제를 통해 하나의 작은 문화 페스티벌을 연 셈이다.

최근 카시나로부터 36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 계약을 체결한 오버더피치는 축구 에이전트와 선수 매니지먼트 사업에도 뛰어들었다. 최 대표는 “에이전트 사업은 물론 오프라인 문화 공간 확충, 풋살장 사업 등 스포츠 문화 관련 사업을 통해 해외 시장에도 적극적으로 나설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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