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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EU 그린 전환은 기회다

김현철 KOTRA 유럽지역본부장

친환경 규제 韓기업 타격 입겠지만

풍력·태양광·원전 등 발주량 늘고

전기차 확대에 배터리 수요도 확대

발빠른 대응땐 신시장 개척 전환점





유럽연합(EU)은 미래 성장 전략의 일환으로 그린 전환을 핵심 과제로 추진하고 있다. 그린 전환을 위한 막대한 예산 배정과 규제 도입을 통해 글로벌 친환경 패러다임의 주도권을 확보하고자 하는 전략이다.

EU는 2050년까지 탄소 중립 달성을 목표로 기후변화 대응을 위한 정책이자 친환경 신성장 전략인 ‘그린딜’을 2019년 발표하고 EU 장기 예산과 경제회복기금 약 2조 유로 중 30%를 이에 투입하고 있다. 2022년에는 러시아산 에너지 의존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생에너지 확대를 목표로 하는 ‘리파워(RePower) EU’ 에너지 전략을 수립했다. 2030년까지 해상풍력 설비 60GW로 확대, 2025년까지 태양광 320GW 증설 및 히트펌프 2배 확대 등이 주요 내용이다. 2월에는 친환경 산업 관련 규제 완화 등 탄소 중립 기술 및 제품 생산을 위한 ‘그린딜 산업 계획’을 공개했다.

EU는 그린딜 정책 목표 달성을 위해 친환경 규제를 신규 도입하고 있으며 글로벌 그린 시장 표준도 선점하려 하고 있다. 탄소 배출량에 세금을 부과하는 ‘탄소국경조정제도’, 2035년부터 내연기관 신차의 역내 판매를 금지하는 ‘CO2 배출 기준 강화’, 기업의 지속 가능성을 위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준수를 요하는 ‘공급망실사법’ 등이 현재 입법 추진 중이다.

이와 더불어 EU 친환경 산업 보호와 육성을 위해 핵심 원자재의 역내 공급망 확보를 강화하는 내용의 ‘핵심원자재법’, 전기·수소차 충전소를 확대하는 ‘대체연료 인프라 규정 개정’, 친환경 기술의 생산 목표와 허가 절차 간소화 등이 포함된 ‘탄소중립산업법’, 청정 산업에 대한 ‘보조금 규제 완화’ 등 다수의 법안도 진행 중이다.

이들 법안은 하나같이 EU 시장에 진출하는 우리 기업들에 영향을 미친다.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면 시장 진입의 장벽이 될 우려가 있다. 그러나 기회는 위기 속에 있다. 그린 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시장 수요가 발생하고 있어 우리 기업의 적극적이고 발 빠른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다.



당장 EU의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으로 신재생에너지 프로젝트의 허가 절차도 간소화되면서 풍력·태양광 발전의 공공 프로젝트 발주가 확대될 예정이다. 또 우크라이나 사태가 초래한 에너지 수급난으로 ‘EU 택소노미’ 체계에 원자력 발전이 포함되면서 역내 원전 운영이 지속되고 신규 원전 프로젝트도 가속화하고 있다.

신규 원전뿐 아니라 기존 원전의 유지 보수와 관련된 기자재의 진출 수요도 높다고 볼 수 있다. 아울러 에너지 효율 개선 프로젝트가 추진되면서 히트펌프, 건축 단열재 등 관련 품목의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다.

CO2 배출 규제가 강화되면서 친환경차의 시장 수요가 증가해 유럽 내 전기차 생산이 확대되는 것도 고무적이다. 전기차 생산 증가는 필연적으로 배터리 산업에 대한 시장 확대를 동반하며 따라서 품질 경쟁력이 높은 우리 배터리에 대한 수요가 높아질 것이다. 최근 헝가리 등 동유럽에 우리 배터리 관련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한 이유다. 또 경쟁력이 우수한 우리나라 수소트럭도 스위스에 47대가 수출된 데 이어 독일에도 27대가 공급되고 있으며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공급망실사법 시행과 관련해서도 시장 기회를 찾을 수 있다. 역내 기업들은 환경과 인권에 대한 자체적인 기준을 수립해 시장에 대응하고 있다. 환경과 인권이 취약한 국가를 선정하고 리스크를 회피할 지역으로 공급 대체선을 찾는다면 우리 기업에 새로운 시장 수요가 생길 것으로 기대된다.

EU의 그린 전환은 우리 기업이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 탄소 중립이라는 대전제 속에 산업 구조가 재편되면서 기회가 생기고 있다. 새로운 판이 짜이는 이 순간을 놓치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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