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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감산의 힘?’…D램 가격 13개월 만 첫 반등 [biz-플러스]

D램 시장 선행지표…현물가 0.78% 상승

추세전환 판단 이르지만…"반등 기대"

추경호(앞줄 오른쪽)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7일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방문해 반도체 생산 라인을 둘러보고 있다. 사진 제공=삼성전자




13개월 동안 하락하던 D램 현물거래 가격이 처음으로 반등했다. 추세 전환이 시작됐다고 해석하기엔 이르지만 삼성전자(005930)가 감산 선언을 한 후 이뤄진 시장 변화라 ‘반도체 바닥론’의 근거가 하나 더 생겼다.

13일 시장 조사 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지난 11일 기준 DDR4 16Gb(기가비트)의 현물 가격은 3.235달러로 전날(10일)의 3.21달러보다 0.025달러(0.78%) 상승했다. DDR4 16Gb의 현물 가격이 전날 대비 오른 것은 지난해 3월 7일(7.873달러) 이후 1년 1개월 만이다.

현물 가격은 소비자가 직접 거래할 때 적용되는 가격이다. 보통 기업 간 거래는 개별 협상으로 고정 거래 가격을 쓴다. 하지만 고정 가격은 통상 현물 가격과 3개월 안팎의 시차를 두고 비슷한 흐름을 보이기 때문에 대표적인 시장 선행지표로 꼽힌다.

DDR4 16Gb 제품의 현물 가격은 올해 1월 2일 4.161달러로 시작해 2월 1일 3.9달러, 3월 1일 3.570달러 등 계속 떨어졌다. 고정 가격은 3월 말 기준 3.75달러를 기록하고 있다.

이를 두고 메모리 시장의 반등을 단언할 수는 없지만 업계에서는 1년 넘게 하락을 거듭해온 시장에서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가 7일 기존 전략을 바꿔 DDR4를 중심으로 감산에 동참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직후 나타난 움직임이라는 점에서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반응이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아직 여러 변수가 남아 있지만 D램 가격이 바닥을 치고 반등할 것으로 본다”며 “삼성전자의 감산 결정 이후 수요처들이 물량을 미리 확보해야 한다는 심리적 압박을 받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D램 시장 전반에 완전히 온기가 돌고 있다고 평가하기는 어렵다. 실제 현재 시장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고 있는 DDR4 8Gb의 경우 여전히 하락세를 거듭하면서 현물가격이 1.637달러까지 낮아진 상태다. 하지만 최근 D램 시장이 통신 기술 고도화와 데이터양 증대 등으로 고용량 제품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점에서 DDR4 16Gb의 가격 흐름이 향후 추세를 읽는 데 더 유용하다는 분석도 있다. 시장조사 업체인 옴디아는 DDR5를 비롯한 16Gb D램 수요는 올해 전체 출하량 중 42%를 차지해 8Gb D램(40%)을 앞설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인텔의 5세대 중앙처리장치(CPU) 출시에 따라 주요 빅테크 기업들이 서버 교체에 대거 나설 것으로 예상되면서 고성능·고용량 제품 중심의 수요 확대가 기대된다. 세계 최대 클라우드 서비스 업체인 아마존웹서비스(AWS)는 최근 호주 데이터센터 확장에 5년간 12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여기에 인공지능(AI)에 기반한 신규 서버용 메모리 수요가 늘면서 업계의 수익성 개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업계에서는 특히 글로벌 메모리 1~3위인 삼성전자·SK하이닉스·마이크론의 감산 정책에 의한 재고 조정 효과가 올 하반기께 나타나면서 업황 개선을 앞당길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시장 선행지표로 꼽히는 D램 현물가격이 ‘도매가’에 해당하는 고정 가격에 반영되기까지 3개월가량 걸린다는 점을 감안하면 늦어도 올해 안에는 시장의 의미 있는 흐름 변화가 나타날 것이라는 관측이다. 이와 관련해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은 지난달 29일 정기 주주총회에서 “공급 측면에서 지난해부터 이어진 메모리 업체 투자 생산 축소에 따른 공급량 축소 효과가 가시화할 것”이라며 “고객들 재고도 소진되고 있어 점차 정상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만 현물가격 상승이 일시적인 현상에 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메모리 가격 상승이 추세로 이어질지는 현재로서 예상하기 어렵다는 반응도 나온다. 범진욱 서강대 전자공학과 교수는 “삼성전자의 감산 발표가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 상황인데 실제 감산 규모에 따라 변수가 작용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수요처들에서 느끼는 ‘물량 확보’의 부담감이 커지면서 각 메모리 업체들에 누적된 재고가 점차 소진될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올해 1분기에 각 업체들의 재고가 정점을 찍고 2분기부터는 줄어드는 흐름으로 갈 것으로 예상된다”며 “재고 흐름 측면에서 보면 ‘최악의 상황은 지났다’는 반응이 체감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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