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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대해진 노동 권력 견제에 도움 줄 정책 분석 강화를"[서경독자권익위]

◆4월 서경독자권익위 정례회의

부산엑스포, 유치 성공 위한 다양한 관점·조언은 긍정적

'69시간' 논란, 유연한 노동시장 필요성 적극 부각 했어야

제조업 조명에 편중, 경제 전반에 창의적 의제 제시해야

'여경 고위직 고작 5%', 명확한 근거 부실로 아쉬움 남겨

19일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중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경제 독자권익위원회 4월 정례 회의에서 위원들이 뉴스 콘텐츠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서울경제신문 독자권익위원회는 19일 서울 중학동 서울경제 15층 편집국 중회의실에서 4월 정례 회의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는 현정택 위원장(정석인하학원 이사장)을 비롯해 김세호 위원(전 건설교통부 차관), 양준모 위원(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심상민 위원(성신여대 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교수), 최진녕 위원(법무법인 CK 대표 변호사), 김희숙 위원(한국과학기술연구원 소프트융합소재연구 센터장) 등 위원 전원이 참석했다. 서울경제 독자권익위원회 차기 회의는 6월 21일 열릴 예정이다.

4월 정례 회의에서는 2030부산엑스포 유치전과 서비스·관광 산업 전망, 노동 개혁과 주 69시간 논란 관련 보도 등에 대해 집중적인 토론이 이뤄졌다. 앞서 위원들은 회의 3주 전 이 주제를 공통 논의 대상으로 선정해 지난 2개월 동안 서울경제 지면과 온라인 플랫폼에 보도된 뉴스 콘텐츠를 분석·평가했다.

위원들은 서울경제가 11월 개최지 선정을 앞두고 있는 2030부산엑스포 관련 보도를 다양하고 충실하게 이어가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다만 부산엑스포를 계기로 부가가치가 큰 복합 전시 산업을 의미하는 MICE 산업 등이 꽃필 수 있는 시점인데도 서비스·관광 산업에 대한 심층 보도로 연계하지 못했다는 것을 아쉬워했다.

양 의원은 “2030부산엑스포 관련한 모든 일을 기사화하고 사설을 통해 성공적 유치를 위한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실한 보도로 평가할 만하다”며 “엑스포를 계기로 MICE 산업 발전을 위한 민간 협력이 요구되는 상황에서 언론도 앞으로 심층 보도를 통해 구체적인 협력 및 실행 방안을 보도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반면 보도 방식에서는 관점의 다양성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있었다. 심상민 위원은 “2030부산엑스포 유치 활동 무대의 주역으로 기업 총수나, 정부 및 지자체 인사들을 부각하다 보니 새로운 미래에 대한 생산적이고 창의적인 의제 설정을 하지 못한 듯 보인다”며 “부산엑스포라는 가능성을 신문 스스로가 과거 88올림픽과 같은 ‘관제 행사’로 평가절하한 것 같아 아쉽다”고 비판했다.

근로시간 개편을 보도한 본지 3월 7일자 지면.


엑스포 유치전을 보도한 본지 4월 4일자.


엑스포 유치전을 보도한 본지 4월 7일자 지면.


비슷한 맥락에서 서울경제가 제조업 중심의 뉴스 편집을 관행적으로 이어가고 있어 서비스 산업 등 새로운 성장 동력에 대한 담론과 의제 설정을 놓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기획 흐름을 포착하는 역량 강화도 주문했다.

김세호 위원은 “우리 경제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대외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보다 관광 등 서비스 산업 육성이 장기간 거론돼 왔지만 현재는 관련 산업 육성에 대한 정부 접근이 안일한 것은 물론 정부 비판 보도조차 드문 상황”이라며 “서울경제 역시 올 들어 단편적 기사를 제외하고는 관광 산업 진흥과 관련한 심층 보도나 기고 등이 사실상 전무하다”고 말했다. 이어 “산업도 여러 갈래가 있는데 제조업 하나에만 너무 포커싱을 맞추기보다 다양한 산업 범위로 시야를 확대해 참신한 의제를 제시하는 경제 종합 정론지로서의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심 위원 역시 “경기 침체로 시장 불안과 불확실성이 커지는 국면에서 발상의 전환과 혁신 전략을 갈구하는 요구가 많은데 서울경제는 제조업 중심의 기존 산업과 밀착한 뉴스 제작을 되풀이하는 듯 보인다”며 “벤처·스타트업 지면이 별도로 있어 이 분야에 이니셔티브가 있고 좋은 기사도 상당히 많은 상황에서 외연을 좀 더 확장하는 지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신성장 동력 발굴을 목적으로 하는 의제 설정이 단순한 뉴스 보도를 넘어 신문 사업의 다각화 전략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알차고 실질적인 정보와 조언을 주는 ‘서비스 저널리즘’의 가치가 주목받는 가운데 신문사도 혁신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다. 심 위원은 “문화·레저·컨슈머 지면을 판에 박힌 형태로 만들기보다 뉴스 콘텐츠를 매개로 한 전시 행사 등 뉴스 비즈니스 모델의 가능성도 고민해볼 때”라고 했다.

현 위원장 역시 “문화·여행·관광·건강 등 소프트한 기사 지면과 서울경제가 주관하는 행사 등을 결합해 고객 서비스를 확대하는 방안을 마련해도 좋겠다”고 했다.



정부의 노동 개혁과 관련한 서울경제의 보도에 대해서는 심층적이고 다각적인 분석을 이어갔다는 평가가 높았다. 최 위원은 “정부의 중요한 개혁 과제인 노동 개혁에 대해 약 6개월 간 600건 가까운 기사를 내면서 국민의 건전한 여론 형성에 이바지해왔다고 평가한다”며 “노동 개혁 정책의 중심이 대통령인 만큼 대통령실 보도 비중이 다소 높아 보이긴 하지만 앞으로 행정부와 고용노동부 등 정부 부처가 추진하는 구체적인 정책안과 법률안에 대한 기사가 강화돼 균형을 맞춘다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진 노동 권력을 견제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다만 최근 불거진 ‘주 69시간 근무 논란’에 대해서는 언론이 ‘갈등 조장자’가 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왔다. 현 위원장은 “정부가 3월 6일 발표한 고용시간제 개편 방안과 관련한 서울경제의 보도를 보면 다양한 기사를 쓰긴 했지만 대부분 정책 내용을 해설하는 얕은 접근에 그쳤다”며 “경제 전문지로서 노동시장의 유연성을 지지하는 조금 더 적극적인 분석 기사를 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책의 내용과 홍보 방식, 소통 능력 부족 등 정부의 대처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지만 언론 보도도 문제를 증폭하는 데 일조한 것은 사실”이라며 “주69시간 프레임에 휘둘리지 말고 전환을 해줬어야 했는데 서울경제도 하지 못했다”고 꼬집었다.

19일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중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경제 독자권익위원회 4월 정례 회의에서 위원들이 뉴스 콘텐츠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기사 전반에 대해서는 분석의 깊이를 더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주류를 이뤘다. 김희숙 위원은 “서비스 산업과 관련한 분석 기사만 모아봐도 제목은 모두 흥미롭지만 어떤 기사는 깊이 있는 취재로 유용함을 남긴 반면 겉핥기 분석에 그치는 경우도 많았다”고 했다. 예컨대 ‘슬램덩크처럼 팬덤 사로잡자…네·카 아티스트 웹툰 키운다(2월 20일자 2면)’의 경우 시각화한 이미지와 각 사의 사업 전망을 구체적으로 풀어내 유익했지만 ‘각개전투한 의료 관광…송도·제주 특구 지정하고 비자 풀어야(2월 22일자 2면)’ 기사는 현황 보도에 그칠 뿐 관련 규제와 해결 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근거와 취재가 부족해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을 냈다.

분석이 미흡해 아쉬웠던 보도도 많았다는 지적이다. 양 위원은 ‘시중銀 배임 늪 빠질 수도…회계 법인의 충당금 경고(4월 13일자 1면)’ 보도와 관련해 “금리 상승기에 은행 건전성 규제는 필수적 조치라는 점에서 다양한 시각의 보도는 필요했지만 업계의 의견을 반영하는 과정에서 진실과는 거리가 먼 일방적 주장을 담지는 않았는지를 좀 더 고민했어야 했다”며 “제대로 된 실사를 하지 않아 부실 채권의 현황을 정확히 알지 못하는 상황에서 대손충당금을 지나치게 많이 쌓는 것이 문제라는 식의 보도는 분석이 조금 미흡했다는 인상을 준다”고 말했다.

양 위원은 또 ‘여경 2만 명 넘었는데… 고위직은 고작 5%(2월 20일자 27면)’ 보도에 대해서도 “여성 경찰에 대한 불평등한 취급은 당연히 보도할 만한 사안이지만 기사에서 근거로 제시한 통계가 다소 부실한 측면이 있다”며 “총경으로 승진한 대상의 출신 비율과 각 출신별 여성 비율 등을 비교하는 등의 명확한 근거가 없다 보니 호소력이 낮고 자칫 열심히 일하는 경찰들의 사기만 저하하지 않았나 싶어 걱정이 된다”고 조언했다.



신문의 오랜 보도 관습도 사회 변화의 흐름과 발맞추길 바란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최 위원은 “최근 일본에서는 아베 신조 전 총리와 기시다 총리에 대한 테러 공격이 총리의 동선을 상세히 공개하는 언론 보도 관행 때문이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며 “서울경제 역시 정치면에서 주요 정당의 일정을 시간별로 공개하고 있는데 이런 관행이 반드시 필요한지에 대해 고민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김희숙 위원 역시 “여러 번 지적한 사안인데 요즘 세대는 한자보다 영어가 더 익숙하기에 어려운 용어는 영어 원문을 써주는 것이 뉴스 해석에 훨씬 도움이 된다”며 “예컨대 최근 양자난수생성(QRNG) 등의 단어가 보도에서 자주 보이는데 관행처럼 한자 조어인 ‘양자난수생성’으로 풀어주기보다는 ‘퀀텀 랜덤넘버 제너레이션’이라고 써주는 편이 독자로서는 훨씬 이해하기 쉬울 것 같다”고 말했다.

19일 서울경제신문 편집국 중회의실에서 열린 서울경제 독자권익위원회 4월 정례 회의에서 위원들이 뉴스 콘텐츠에 대해 토의하고 있다. 성형주 기자


현 위원장은 “경제지의 특성을 살리기 위해서는 산업·경제 관련 사안을 좀 더 깊이 있고 기획적으로 분석해야 한다는 게 위원들의 공통되고도 꾸준한 의견”이라며 “위원들의 의견을 반영한 건지 최근 눈에 띄는 심층 보도가 많아진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도 정부 발표를 그대로 옮겨 쓰는 수준의 기사도 많아 보이는 만큼 분석 보도에 대한 역량 강화를 당부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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