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이 22일 한·유럽연합(EU) 정상회담 결과 그린·보건·디지털 분야의 파트너십을 강화해나가기로 했다고 밝혔다. 한국과 EU는 안보 협력을 강화하기 위해 ‘외교장관 전략대화’도 신설한다. 이뿐 아니라 양측 정상들은 EU 최대 연구개발(R&D)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한국을 준회원국으로 참여시키기 위한 실무 협상을 개시하기로 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 샤를 미셸 EU 상임의장과의 정상회담에서 “EU는 한국의 3대 교역국이자 제1의 투자 파트너”라고 강조했다. 미셸 의장은 “EU는 60년간 한국과 우호 관계를 유지해왔다”며 “디지털 시대에 맞춰 양자 간 협력을 더 강화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EU의 두 수장이 동시에 한국을 찾은 것은 11년 만이다.
우선 한국과 EU는 ‘한·EU 그린 파트너십’과 ‘한·EU 보건 비상 대비 대응에 대한 행정 약정’을 체결해 기후변화, 에너지 전환, 초국가적 보건 위기에 함께 대응하기로 했다. 디지털 분야에서는 지난해 11월 체결한 ‘한·EU 디지털 파트너십’의 후속 조치를 실행하고 실무 협의회를 가동한다.
양측은 안보·경제 분야에서의 협력 강화를 위한 기구를 설치하기로 했다. ‘외교장관 전략대화’를 신설해 포괄적 안보 협력을 강화하고 기존의 산업정책대화(IPD)를 공급망·산업정책대화(SCIPD)로 확장해 공급망 안정화 분야에서 긴밀히 공조하자는 내용이다. 이 외에도 한국과 EU의 첨단 기술 협력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의 ‘호라이즌 유럽’ 준회원국 가입 협상을 추진하기로 했다. 호라이즌 유럽은 2021년부터 2027년까지 약 955억 유로를 투입하는 EU 최대의 연구 혁신 프로그램이다.
한편 공동 언론 발표에서 EU 정상들은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을 비판하기도 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EU는 한국과 강력한 결속력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할 것”이라며 “EU는 절대로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는 EU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용인하지 않듯 북한의 핵 개발도 인정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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