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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이후 변화하는 일본 쇼핑몰…아스팔트 깔아 현지화하고 다양성 더해 지루함 덜죠"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 제64차 오찬세미나

이동진 시티호퍼스 대표 '도쿄에 비즈니스 인사이트' 소개

옥상엔 축구장 1.5배 공원, 쇼핑몰엔 '50m 룰' 적용

'달에 가면 맡을 수 있는 향' 판매하는 편집숍도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미야시타 파크는 코로나19 이후 변화한 패러다임을 가장 빨리 반영한 곳 중 하나입니다. 1층 식당가에는 아스팔트를 깔고 다닥다닥한 자리를 만들어 골목길 이자카야를 생생하게 구현했고, 공간과 공간을 다리로 연결해 자연스레 걷다 보면 축구장 1.5배 크기의 거대한 공중 공원으로 이어지도록 설계했지요."

이동진 시티호퍼스 대표




이동진 시티호퍼스 대표는 25일 최근 선릉역 패스트파이브에서 열린 제 64차 서울부동산포럼 오찬세미나에서 '도쿄에서 찾은 비즈니스 인사이트'라는 주제로 도쿄 시부야구에 위치한 미야시타 파크를 소개하며 이같이 말했다.

이동진 대표는 '퇴사준비생의 도쿄'라는 책을 펴낸 베스트셀러 작가다. 그가 이끄는 시티호퍼스는 여행을 다니며 발견한 비즈니스적 요소를 소개하고 이와 관련된 콘텐츠 구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가 주춤해진 이후 이 대표가 처음 향한 곳은 도쿄였다. 이 대표는 "팬데믹 이후 재개발이 한창이던 시부야의 오피스 빌딩과 상업 시설들이 완공됐다"며 "온라인으로 물건을 사고, 영화는 OTT로 보는 등 변화한 패러다임을 가장 빨리 반영한 곳"이라고 전했다.

이날 이 대표는 도쿄 시부야에 위치한 미야시타 파크를 소개했다. 코로나19가 한창이던 2020년 탄생한 곳이다. 시부야구와 부동산 개발사인 미쓰이부동산이 손잡고 1966년부터 있던 도쿄 구립 미야시타공원을 저층복합시설로 개발했다. 이 대표는 "당시 시부야구는 도시 공원을 다른 시설들과 함께 정비 가능하도록 만든 '입체도시공원제도'를 적용해 규모나 용도에 대한 특별한 제약 없이 재개발을 해보라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며 "현재 미야시타 파크는 4층은 공원, 1~3층은 상업시설, 한쪽 끝에는 호텔과 주차장이 위치한 대규모 복합 공간으로 거듭났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미야시타 공원 4층에 위치한 '공중 공원'에 주목했다. 그는 "길이가 약 330m, 부지 면적은 약 1만740㎡로 축구장 1.5배 크기"라며 "2개 건물 사이에 있는 도로 위 공간을 다리로 연결해 허가를 받으며 '옥상 정원'이 아닌 '공중 공원'을 완성했다"고 설명했다. 이 곳에는 스케이트 보드를 탈 수 있는 스케이트장과 클라이밍을 할 수 있는 볼더링 시설, 비치 발리볼을 비롯해 다목적으로 이용이 가능한 샌드코트 등 다양한 시설이 들어서 있다.



건물과 건물 사이를 연결한 다리로 공원과 상업시설도 자연스럽게 이어진다. 공원을 거닐다 자연스럽게 상업시설로 방문객을 유입할 수 있는 구조다. 이 대표는 상업시설에 적용된 '50m 룰'도 인상깊었다고 전했다. 그는 "사람들을 공간에 오래 머무르게 하기 위해서는 지루함을 덜어줘야 한다"며 "이 곳에는 50m마다 풍경의 변화를 인지할 수 있게끔 길이 꺾이거나, 이벤트 공간을 마련하거나, 휴식 공간을 두는 등 걸으면서 다음 액션을 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곳에 위치한 다양한 편집숍 중 하나인 '노즈숍'도 소개했다. 다양한 향수를 판매하는 가게다. 이 대표는 "이제까지 편집숍은 대부분 '우리 가게의 안목 높은 큐레이션은 아는 사람만 와서 산다'는 식의 콧대 높은 스탠스였지만 이 곳은 다르다"며 "사람들의 눈높이에 맞춰서 전달할 수 있어야 실제 판매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이 대표가 소개한 노즈숍의 판매 방식은 크게 세 가지다. 먼저 1.5~2ml 소형 사이즈의 대중적 향수를 900엔 짜리 뽑기(가챠)로 판매한다. 데이트할 때 좋은 향, 여름에 쓰기 좋은 향 등 커다란 테마를 고르면 그 안에서 무작위로 선택되는 식이다. 이렇게 팔려나간 향수가 본품 구매로 이어지는 비율도 3~5%에 달한다.

향을 고를 때 어려움을 느끼는 고객들을 위해 직관적인 설명도 제공한다. 예컨대 '따뜻한 담요', '비오는 깊은 숲', '어른의 여유를 느끼는 향기' 등이다. 마지막으로 축제나 문화 등과 연결해 정서적 친밀감을 제공한다. 노즈샵에서 열었던 '향기로 떠나는 가상 여행' 이벤트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여행이 어려워지자 주요 도시와 어울리는 향을 큐레이션해 여행의 기분을 느끼는 경험을 제공했다. 이 대표는 "어차피 가상 여행인 만큼 '달에 가면 맡을 수 있는 향', '어린왕자에 나오는 소행성 B612의 향' 등 고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상품들을 꾸준히 선보였다"며 "향수를 향 그 자체로만 보는 것이 아니라 일상의 영역과 연결해 더 쉽고 가깝게 이해하도록 돕는 것"이라고 말했다.

1층에 위치한 F&B(식음료) 중에서는 '시부야 요코초(골목)'을 소개했다. 실내임에도 이자카야와 골목길이 섞여 있는 전통적인 일본의 먹자거리를 연상케 하는 공간이다. 이 대표는 "각 가게마다 벽과 문을 없애고 좌석 배치도 인위적으로 다닥다닥 설계했다"며 "특히 실제로 아스팔트를 깔아 실제 골목길과 같은 분위기를 연출했다"고 설명했다.

사단법인 서울부동산포럼은 부동산 개발 및 금융, 마케팅, 자산 관리 등 업계 오피니언 리더와 부동산 학계 교수, 법률, 회계, 감정평가 업계 전문가들로 구성된 순수 비영리 단체다. 박래익 그레이프라운지 대표가 회장을 맡고 있다. 2003년 63명의 회원으로 시작해 현재 약 200명이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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