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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은행 金 매입 사상 최대인데…한은이 金 사지 않는 4가지 이유

2011~2013년 이후 金 매입 없어

①지난해 외환보유액 400억弗 소진

②불확실성에 달러 유동성 보유할 때

③시장 인식에 나중에 되팔기 어려워

④전고점 근접 금값 추가 상승 불확실

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금을 살펴보고 있다. 성형주 기자 2023.04.04




중국 인민은행을 포함해 일부 중앙은행들이 앞다퉈 금(金) 매집에 열을 올리는 가운데 한국은행이 금 보유 확대에 신중한 입장을 거듭 밝혔다. 금값이 전고점에 근접한 데다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등이 잠재된 현 상황에선 금을 사기보단 달러화 유동성을 가지고 있는 것이 낫다는 판단이다.

6일 한은 외자운용원은 ‘한국은행 보유금 관리현황 및 향후 금 운용 방향’을 통해 “외환보유액 중 금 보유 확대가 긴요한지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은은 외화자산으로 금 104.4톤을 가지고 있는데 2011~2013년 집중 매입 이후로는 금을 더는 사지 않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 외환보유액 중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1.1% 수준이다.

한은이 금 보유에 신중한 이유는 먼저 지난해 외환보유액이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등에 따라 400억 달러 감소했기 때문이다. 최근 금리와 주가 안정으로 운용 수익이 증가하자 외환보유액도 소폭 늘었으나 단기간 내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5월 외환보유액은 전월 대비 57억 달러 줄어들면서 3개월 만에 감소 전환하기도 했다.

최근 글로벌 경기 침체 가능성, 지정학적 리스크 등이 잠재된 상태에선 금 보유를 늘리기보다는 미국 달러화 유동성을 확보해두는 것이 유리한 선택이라는 판단이다. 2018년 이후 금 가격이 미국 정부채 투자 성과와 상당 수준 커플링되는 만큼 현재 달러화 유동성을 보유 중인 미국 국채를 팔아 금을 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특히 금은 외환보유액 중에서도 최후 수단이라는 인식이 있기 때문에 일단 매입해놓으면 이후에 유동성을 확보하기 위해 다시 팔기 어렵다. 최후 수단인 금까지 팔 정도로 사정이 어렵다는 식으로 시장에 예상치 못한 신호를 줄 수 있다. 시장 전망에 따라 비중을 수시로 조정하는 자산이 아니라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한은은 금 가격이 이미 전고점에 근접한 만큼 향후 상승 여력이 불확실한 점도 고려하고 있다. 최근 금 가격은 온스당 2000달러 수준으로 2020년 9월 고점(2063달러)에 근접한 상태다. 한은 관계자는 “글로벌 경기에 따라 미 달러화의 강세가 언제든 나타날 수 있고 금 보유 기회비용인 실질금리가 플러스로 돌아선 점도 가격 상승 제약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중국과 튀르키예 등 일부 중앙은행은 금 매입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해 중앙은행 금 매입 규모는 1950년 이후 가장 큰 규모로 올해도 이같은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이는 투자 다변화 이외에도 미국 달러화 의존도를 낮추기 위한 목적과 높은 인플레이션에 대응하기 위한 목적 등이 결합돼 있다. 특히 러시아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미국이 러시아에 대한 글로벌 달러화 금융시스템 배제를 실시하면서 이와 같은 리스크를 인식한 일부 국가의 금매입이 촉발됐다는 분석이다.

한은 관계자는 “금이 외환보유액 자산의 목적인 안전성, 유동성, 수익성을 충족한다는 점에서 이론의 여지가 없다”며 “다만 항목별로는 차이가 있기 때문에 상대적 우위 여부를 비교해 볼 필요는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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