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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택으로 떠났던 조선 숙련공, 다시 거제·울산으로

■반도체 불황에 인력 유턴

삼성 등 공장 건설공정 늦어지며

일감·임금 뚝…비싼 월세도 한몫

일감 몰린 조선소 인건비 상승세

생산지연 우려 속 인력 복귀 반색





“(삼성전자 평택 공장 현장은)1년 전 대비 단가가 낮아졌고 일감이 줄어들어 일이 일정치 않아 거제로 내려왔다.”

최근 평택에서 한화오션 거제 조선소로 복귀한 한 배관 기술공은 “실질적으로 평택에서 일을 하지 못하는 상황이 생기다 보니 (원래 일터였던) 거제 조선소에서 일하고 있다”고 말했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경기도 평택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으로 떠났던 조선소 근로자들이 다시 울산·거제로 복귀하는 움직임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심지어 크레인들의 이동도 심심치 않게 보이고 있다.

반도체 불황으로 평택 현장 공정이 늦어지며 일감이 1년 전보다 줄어들고 실질 임금도 낮아지고 있다. 반면 조선소는 일감이 3~4년 후까지 가득 찼고 인력난까지 겹쳐 인건비가 상승세를 타고 있기 때문이다.



거제 지역 조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평택 반도체 공사 현장으로 떠난 인력들이 다시 복귀하는 일이 많아지고 있다”며 “조선소로 돌아오는 인력 숫자가 아직 적지만 이 같은 추세가 시작되고 있는 분위기”라고 설명했다.

실제 한화오션의 올해 초 외주 협력사 인력은 1만 1173명이었는데 지난 달 초 1만 2326명으로 10% 가량 늘었다. HD현대중공업도 같은 기간 외주 협력사 직원이 600명 늘어난 1만 4000명을 기록했다. 올 초 정부가 외국인 근로자들의 입국 규제 완화로 이주노동자 증가가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지만 평택에서 복귀한 내국인 숙련공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평택 등지에서 대규모 투자를 시작하며 고임금 일거리가 급증했다. 이에 조선소 용접이나 배관 숙련공들도 평택으로 대거 몰려갔다. 조선소 숙련공들이 평택 반도체 공장으로 이동하면서 가뜩이나 문제였던 조선소 인력 부족 현상이 심화되고 있었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협력사 내 인력이 부족해지면서 조선소 내 생산지연 문제가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조선사들이 울며 겨자 먹기로 협력사의 단가를 20% 가까이 올리기도 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반도체 업황이 나빠지면서 삼성전자 반도체 생산 단지 건설 속도도 느려지고 있다. 이에 근로시간 감소→임금하락→조선소 복귀가 시작됐다는 분석이다. 빠르게 진행되던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건설 속도도 ‘신속’에서 ‘정상화’로 지난해보다 느려졌다. 조기 출근, 야간·주말 특근을 이어가면서 건설에 속도를 냈지만 평택캠퍼스 제4공장(P4)의 경우 최근 공정 속도가 다소 느려진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삼성전자는 2030년까지 평택에 총 6개 공장을 건설할 계획으로 현재 P3, P4를 건설하고 있다. 근로자들이 높은 임금을 받기 위해서는 공수(하루 근무 시간)를 채워야 하는데 야간·주말 특근 등이 줄어들면 그만큼 임금이 하락할 수밖에 없다. 최근 평택 현장에서 속도보다 안전이 더 강조되면서 근로자 입장에서 실질 임금 하락 체감을 더 커질 전망이다. 평택 고덕 지역 비싼 월세도 조선소로 복귀하는 이유가 되고 있다. 평택 고덕 62㎡ 원룸 월세는 70만 원 안팎으로 거래가 되고 있다. 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거제 조선소 근처 월세는 같은 크기 기준 30만 원 정도다.

조선소는 생산 지연에서 나아가 선박 인도 지연까지 우려되면서 인력이 어느 때보다 필요한 상황이라 숙련공 복귀 조짐에 반색하고 있다. 한 조선소 협력사 대표는 “숙련 용접공의 경우 잔업까지 합치면 월 600만원 가량 주는데도 인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 해외 선주들도 한국 조선소 내 인력 부족에 따른 생산 지연과 인도 지연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현대삼호중공업이 있는 전남 영암의 한 조선소 관계자는 “최근 전남 화순광업소가 폐쇄되면서 관련 인력을 조선소로 채용하기 위해 협력사들이 발벗고 나서고 있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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