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 말 다나와(현 커넥트웨이브(119860))를 공동창업자들과 약 4000억 원에 매각해 화제가 된 성장현 전 다나와 이사회 의장이 벤처캐피털(VC) 설립을 통한 벤처 투자에 나선다. 성 전 의장은 다나와를 스타트업에서 중견 기업으로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후배 창업자들의 성장 도우미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성 전 의장은 최근 벤처 투자를 위해 ‘다성벤처스’를 설립했다. 다성벤처스는 자본금 30억 원 규모로 출범했으며, 본격적인 펀드 조성과 투자를 위해 조만간 중소벤처기업부에 창업투자회사 등록로 등록할 계획이다.
소프트웨어 개발자 출신인 성 전 의장은 2000년 다나와를 창업해 대성공을 거둔 경험이 있다. 다나와는 1세대 전자상거래(e커머스) 기업으로 2011년 코스닥 상장에 성공했다. 이후 성 전 의장은 2021년 자신과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다나와 경영권 지분 51.29%를 3980억 원에 또 다른 e커머스 기업인 코리아센터에 매각하면서 큰 부를 쌓았다. 당시 성 전 의장이 보유한 지분만 약 30%여서 2300억 원가량을 확보한 것으로 추산된다. 코리아센터는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인 MBK파트너스가 최대주주로 있다.
다성벤처스의 초대 수장으로는 김정민 전 메가인베스트먼트 대표가 내정됐다. 김 대표는 일신창업투자와 우리기술투자·에이티넘인베스트(021080)먼트 등을 거친 베테랑 벤처 투자 심사역이다. 2012년 메가스터디 계열사인 메가인베스트먼트의 설립 구성원으로 참여해 10여 년 만에 4000억 원의 운용자산을 보유한 VC로 성장시키기도 했다.
성 전 의장을 비롯해 다나와에서 함께 일한 경영진도 다성벤처스에 합류한다. 안징현 전 다나와 대표와 성궁현 전 다나와 상무 등이 성 전 의장과 함께 다성벤처스의 사내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이들은 벤처투자 경험이 없는 만큼 투자보다는 펀드 결성과 스타트업에 대한 사업 지원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성벤처스는 현재 투자 전문인력을 채용하고 있다.
성 전 의장이 VC 설립에 나서게 된 배경으로는 보유 자산의 효율적인 운용과 더불어 국내 벤처 생태계 발전에 역할을 하겠다는 의지가 자리 잡고 있다. 다나와 역시 코스닥 상장 전인 2009년 국내 VC인 튜브인베스트먼트(현 HB인베스트먼트)로부터 투자를 유치하며 회사가 한 단계 더 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다성벤처스는 향후 정보기술(IT)·e커머스·콘텐츠 등 분야의 스타트업 투자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성 전 의장과 다성벤처스의 주요 경영진들이 e커머스 기업에서 오랜 경험을 쌓아온 만큼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스타트업 육성에 대한 전문성이 높기 때문이다. 또 김 대표 역시 심사역 시절 검색포털 엠파스, 무선인터넷 지어소프트, 온라인 교육 메가스터디 등에 투자하며 IT 및 콘텐츠 분야에서 높은 전문성을 쌓았다.
김 대표는 “최근 법인을 설립하고 창업투자회사 등록을 진행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투자 분야와 방향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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