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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배터리기업 매출 10% 늘면 성장률 0.25%P 증가”

■현대경제연구원 보고서

첨단전략산업 대외 여건 악화에

경제 기여도는 -2.3%P로 하락

대전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반도체 실험실 모습. 연합뉴스




반도체·배터리 등 국가 경제에 큰 영향을 끼치는 첨단전략산업이 대외 여건 악화로 되레 성장 기여도를 낮추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제조업 강국의 지위를 유지하려면 정부의 정책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25일 현대경제연구원이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배터리 기업의 매출이 10% 오르면 국내 경제성장률이 0.248%포인트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글로벌 공급망 압력지수가 1포인트 오르면 경제성장률은 0.104%포인트 감소하고 정책 요인인 경제정책 불확실성지수가 1포인트 오를 때도 성장률은 0.089%포인트 줄어드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은 반도체·배터리 등 첨단전략산업이 경제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살펴보기 위해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SK하이닉스,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 부문, 삼성 SDI, SK ON 등 5개 기업의 매출액을 이용해 2015년 1분기부터 2022년 4분기까지 분석했다. 국내 반도체·배터리 기업의 매출액 비중은 2020년 이후 7~10%를 차지하고 있다. 다만 경제성장률 둔화 흐름과 함께 경제성장 기여도는 2021년 2분기 2.1%포인트에서 2022년 4분기 -2.3%포인트까지 하락한 상태다.



연구원은 전 세계적으로 첨단전략산업 주도권 확보를 위한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환경이 빠르게 바뀌고 있다고 진단했다. 먼저 반도체는 첨단기술 확보, 생산 역량 강화 등을 위한 세제 지원과 기업 유치, 인력 양성 등 정책 수립이 이뤄지고 있다. 배터리도 핵심 광물의 안정적 공급망 확보, 친환경 투자 확대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이 접목된 산업 간 융합 촉발로 고위 기술 주도권 다툼도 치열하다.

미중 무역 분쟁과 코로나19,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으로 외국인직접투자(FDI) 투자대상국의 탈동조화도 심화되고 있다. 다만 우리나라는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투자가 늘고 있다. 지난해 한국의 FDI 규모는 신고 기준 역대 최대인 304억 5000만 달러(3463건)를 달성해 전년 대비 3.2% 증가했다.

연구원은 코로나19 이후 국제 분업 체계 취약성이 부각되는 반면 첨단전략산업을 중심으로 고위 기술 선점을 위한 연구개발(R&D)이 이어지는 만큼 제조업 강국의 위상을 지속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박용정 현대경제연구원 산업혁신팀장은 “자국과 우방국 중심의 공급망 재편에 대응하고 첨단전략산업 생태계 조성을 위한 정부 정책이 뒷받침돼야 한다”며 “핵심 장비와 소재에 대한 기술 개발뿐만 아니라 인력 양성의 노력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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