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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커플 '결혼' 잠정허용한 그 나라…남아시아서는 처음

EPA 연합뉴스




네팔 대법원이 성소수자(LGBTQ) 관련법 개정 때까지 LGBTQ 커플의 결혼 등록을 잠정 허용하라고 정부에 명령했다. 이런 파격적 결정은 남아시아 국가들 가운데 네팔에서 처음으로 나왔다.

스페인 뉴스통신 EFE에 따르면 28일(현지시간) 틸 프라사드 시레스타 대법원 판사의 단독 재판부가 이같이 결정했다. 네팔에서는 2007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LGBTQ의 권리를 인정했지만, 아직 성소수자 결혼 합법화는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이 때문에 LGBTQ 그룹은 아직 동등한 결혼 관련 권리는 물론 재산권, 교육권 등을 일절 허용받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서 법이 개정될 때까지 잠정 허용하라는 대법원의 명령이 나온 것이다.

네팔에선 지금까지 모든 문서에 '남편'과 '아내'를 위한 조항만 있고 두 남편이나 두 아내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

앞서 레즈비언, 게이, 양성애자, 성전환자 등 LGBTQ 권리 옹호 단체인 '블루 다이아몬드 소사이어티'의 핑키 구룽 회장 등 9명은 지난 7일 성소수자 커플의 동등한 권리를 인정해달라는 내용의 공익 소송을 냈다.

구룽 회장은 "이번 명령이 비록 잠정적인 것이지만 만족한다"면서 "의회가 현행 결혼평등법을 개정하려면 수년이 걸리기 때문에 이번 명령이 법적인 결혼 등록을 원하는 성소수자 커플에게 길을 터주고 있다"고 말했다.



2017년 개정된 네팔 민법의 조항들은 결혼을 '남자와 여자 사이에서 부부와 가족 생활을 시작하도록' 마련된 '영구적이고 침해할 수 없으며 성스럽고 사회 법률적인 결합'으로 정의하고 있다.

하지만 LGBTQ 그룹의 권리 면에서는 상당한 진전이 이뤄졌다.

2007년 대법원 판결에 따라 네팔 헌법은 LGBTQ의 권리를 근본적인 인권으로 인정했다. 당시 대법원은 또 모든 차별적 법률을 개정하거나 폐기하고 동성 결혼을 합법화하라고 명령했다. 이에 따라 네팔 내무부는 2012년 성 구분란에 ‘기타(other)’라고 적은 신분증을 발급했다. 트랜스젠더 등이 ‘제3의 성(性)’을 선택할 수 있게 된 것이다.

당시 CNN 등 주요 외신들은 네팔 당국의 결정에 대해 “동성애를 제3의 성으로 인정하는 것은 국가적 평등을 추진하기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평가했다.

2015년에는 동성 결혼을 연구하는 정부 산하의 한 위원회가 동성 결혼 합법화를 추천하는 장문의 보고서를 총리실에 제출하기도 했다.

구룽 회장에 따르면 네팔에는 결혼을 공개적으로 인정받은 게이와 레즈비언 커플이 약 300쌍 있고, 결혼 관련 법률의 미비로 사회에 공개적으로 나오길 원치 않는 커플도 수백 쌍이 있다. 그는 "대법원의 획기적인 명령으로 더 많은 커플이 자신들의 관계를 공개적이고 법적으로 인정받도록 노력하는 데 힘을 얻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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