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아파트 주민이 비상 대피로에 자전거 여러 대를 보관해 두고 만일 창문을 열어 비가 들이쳐 자전거가 파손될 시 배상 책임을 묻겠다는 경고문을 붙여 놓아 논란이다.
19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비상구에 쌓아놓은 소중한 물건’이란 제목의 글이 올라 왔다.
같은 아파트 주민으로 보이는 글쓴이 A씨는 아파트 비상 계단을 찍은 사진을 함께 올렸다.
해당 사진을 보면 구축 아파트의 대피로인 비상 계단 창문에 A4 용지에 쓴 경고문 한 장이 붙어 있다.
해당 경고문에는 손 글씨로 “창문 열지 말아주세요. 물이 자꾸 들어와서 자전거랑 킥보드 다 망가집니다”라는 문구가 적혔다. 이어 “폐쇄회로(CC)TV 확인해서 배상책임 묻겠습니다”라며 주민들에게 엄중한 경고를 하며 끝 맺었다.
경고문이 붙은 창문 아래에는 성인용 자전거 2대와 아동용 자전거 1대, 킥보드 3대가 어지럽게 놓여있다. 그 중 성인용 자전거 1대는 계단 손잡이 부분에 묶어 뒀다.
A씨는 “아파트 계단에 저렇게 자전거 쌓아두고 창문 열어 비 맞게 하면 CCTV달아서 배상해야 한다네요. 와 살다살다 저런 집 처음 봅니다”라며 황당해 했다.
그러나 아파트 복도 및 계단은 화재 시 다수가 대피하는 피난 통로이기 때문에 비상계단에 물건을 쌓아두는 행위는 소방법 상 불법이다. 적발되면 최대 100만 원의 벌금 처분을 받을 수 있으며 시정명령을 따르지 않을 때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1500만 원 미만의 벌금형에 처한다. 다만 두 명 이상 피난이 가능해 통행에 불편을 초래하지 않고, 쌓아둔 물건을 즉시 이동 가능한 상태라면 통상적으로 과태료는 부과하지 않고 있다.
해당 게시물에는 법을 어겨 놓고도 적반하장 태도를 보인 입주민을 향한 지적이 쏟아졌다. 해당 게시물의 댓글에서는 "경고문 밑에 '신고하겠습니다. 빨리 치우세요' 라고 적어 놓으면 어떨까요?", "진짜 저러면 안 된다는 걸 모를까요?", "자전거는 보관소에, 킥보드는 집에", "피난로에 물건 적치하는 거 소방법 위반 맞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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