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소프트뱅크그룹 산하의 영국 반도체 설계기업 ARM(암)이 9월 미국 나스닥 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8일 보도했다. 특히 상장 시 삼성전자(005930)와 애플 등 주요 반도체 기업들이 투자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져 주목된다.
보도에 따르면 ARM은 이달 중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나스닥 상장을 정식 신청해 9월 중하순께 상장할 계획이다. 상장시 시가총액은 600억 달러(약 79조 원)를 넘을 것으로 보인다. 닛케이는 "올해 세계 최대의 신규 기업공개(IPO)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특히 닛케이는 "(ARM은) 상장과 동시에 삼성전자, 애플, 엔비디아, 인텔 등에 일정 지분을 배정해 중장기 주주로 받아들일 방침"이라고 전했다. 주가 안정을 위해 중장기 투자자를 미리 확보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투자 기업들은 ARM의 주요 주주가 되면 경영 동향을 쉽게 살펴볼 수 있을 뿐 아니라 사업 운영에도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판단을 했을 것으로 보인다.
현재 ARM의 주식은 소프트뱅크가 75%, 소프트뱅크 산하 비전펀드가 25%를 보유하고 있다. ARM은 이번 상장에서 비전펀드 보유 주식 가운데 10~15%를 매각할 예정이다. 소프트뱅크는 상장 이후에도 ARM의 주식 대부분을 보유하면서 비전펀드가 투자한 첨단 기업들과 ARM 간 연계를 강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ARM은 스마트폰 칩 설계 분야에서 세계 점유율이 90%를 넘는 굴지의 기업이다. 소프트뱅크는 2016년 ARM을 인수한 후 2020년 9월 엔비디아에 400억 달러 상당의 가격으로 매각하려 했으나 각국 규제 당국의 반대로 포기했다. 이후 소프트뱅크는 단독 상장을 추진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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