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가 24일 후쿠시마 제1원자력발전소 오염수(일본 정부 명칭 '처리수') 방류를 시작한 가운데 홍콩 당국이 일본을 방문하는 홍콩 시민들에게 기념품으로 수산물을 사들이지 말 것을 당부했다.
체친완 홍콩 환경부 장관은 23일(현지시간) 홍콩 공영방송 RTHK에 출연해 일본 여행에서 귀국하는 시민들이 일본 지역의 수산물을 들여오지 말아 달라고 촉구했다.
체 장관은 "우리의 규제는 판매를 위한 수입에만 적용되며 적은 양의 제품을 반입하는 개인은 통제 조치의 대상이 아니다"라면서도 "그러나 규제 대상이 되는 지역산 수산물은 방사능 문제와 위험이 있음을 나는 분명히 해야 하며 해당 지역산 수산물을 홍콩으로 들여오지 말라고 제안한다"고 전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지난 22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일본의 오염수 방류에 강력히 반대한다는 뜻을 밝혔다. 오염수 방류는 식품 안전에 엄청난 위험을, 해양 환경에 회복할 수 없는 오염과 파괴를 초래하는 무책임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같은 날 홍콩 정부는 일본이 오염수를 방류하는 24일부터 도쿄를 포함한 일본 10개 도(都)·현(縣)으로부터의 수산물 수입을 금지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후쿠시마, 도쿄, 지바, 이바라키, 도치기, 군마, 미야기, 니가타, 나가노, 사이타마 등 일본 10개 현에서 생산된 수산물에 대한 수입이 금지된다. 생물과 냉동·냉장 제품은 물론이고 소금, 건어물, 해초 등 모든 종류의 수산물이 수입 금지 대상이다.
앞서 홍콩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직후 후쿠시마와 그 인근 지역인 지바, 군마, 이바라키, 도치기 등 일본 5개 현에서 재배한 농산물 수입을 금지한 바 있다.
홍콩 일본식품요리협회의 데니스 우 회장은 RTHK 프로그램의 인터뷰에서 홍콩 당국의 수입 금지가 모든 일본 식품 산업이 위험하다는 인식을 심어줄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대한 영향은 사람들이 일본 식품에 대한 신뢰를 잃는 것"이라며 "사람들은 일본 식당에 발을 들여놓지 않을 것이며 그것은 우리가 매우 걱정하는 바이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최근 몇 달간 일부 슈퍼마켓에서 생선회 판매가 급감했다고 덧붙였다.
홍콩은 중국에 이어 일본 농수산물의 두 번째로 큰 수출 시장이다. 지난해 일본 당국의 자료에 따르면 일본은 755억 엔(약 7000억 원)어치의 수산물을 홍콩에 수출했다.
올해 '위드 코로나'로 전환하면서 홍콩 현지인들이 가장 많이 찾은 해외 여행지도 일본인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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