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에게 이별 통보를 받은 30대 아마추어 격투기 선수가 여자친구 동거인의 집에 무단으로 침입하고, 현장에 출동한 경찰을 폭행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다.
29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23단독 양진호 판사는 주거침입, 재물손괴,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기소된 양모(32) 씨에게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양씨는 지난해 11월15일 당시 교제하던 A씨로부터 이별 통보를 받고 연락이 어렵게 됐다. 이후 양씨는 같은 해 12월23일 새벽 1시20분께 A씨와 동거하던 이 사건 피해자 B씨(51)의 집을 찾아갔다.
양씨는 초인종을 누른 후 "택배 왔어요"라고 거짓말을 한 뒤 B씨가 문을 열자 집안으로 들어갔다.
무단으로 집에 들어간 양씨는 A씨가 자고 있던 방 문을 거칠게 발로 차 부서지게 만든 것으로 조사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게도 욕설을 하고 얼굴을 때리는 등 폭행을 저질렀다.
재판 과정에서 양씨는 주거침입에 대한 범죄사실을 부인했다. 침입한 집은 B씨가 아닌 연인이었던 A씨 집이고, A씨가 암묵적으로 방문을 허락했다는 주장이다. 사건 직후 A씨도 B씨와 동거 중이 아니라고 진술했다.
양씨는 재물손괴에 대한 혐의도 인정하지 않았다. 부서진 문 또한 양씨가 발로 차기 이전에 이미 부서진 상태였다고 했다.
하지만 재판부는 양씨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우선 A씨가 다시 양씨와 연애 중이라는 점에서 A씨의 진술을 신뢰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법원이 적법하게 채택해 조사한 증거에 따르면 해당 집에서 A씨와 B씨가 동거하고 있던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판시했다.
또 사건 조사 과정에서 나타난 증거에 비춰, 재판부는 양씨가 방문을 발로 차고 이에 따라 부서진 사실을 인정할 수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양씨가 폭력범죄로 징역형 집행유예 선처를 받은 전력에도 똑같은 범죄를 저질렀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어 "양씨는 A씨와 합의한 이후 A씨의 진술을 통해 형사처벌을 가볍게 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고 하며 징역 8개월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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