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G(033780)의 인삼공사 분리상장을 주장하고 올해 정기 주주총회에서 회사 측과 표 대결까지 벌였던 행동주의 펀드 플래쉬라이트캐피탈파트너스(FCP)가 2차 주주 제안을 준비하고 나섰다.
5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FCP는 지난달 말 KT&G에 주주 명부 열람·등사를 요구하는 한편 기업 가치 제고와 관련된 질의서를 보냈다.
FCP는 3월 KT&G의 정기 주주총회에서 △사외이사·감사위원 선임 △자사주 취득 및 소각 △현금배당 상향 △분기배당 신설 등을 안건에 올렸다. 그러나 분기배당 신설 외 대부분 안건이 부결되면서 꾸준히 주장해 온 자회사 한국인삼공사의 분리 상장을 더 이상 추진하지 못했다. 국민연금 같은 대주주들이 사측에 힘을 실어준 데다 당시 비슷한 내용으로 주주제안을 했던 안다자산운용 쪽에 소액주주 표가 분산됐다는 해석이 나왔다.
업계에서는 FCP가 두 번째 주주제안을 통해 KT&G의 배당 성향을 더 늘리고 이사회에 펀드 측 인사를 앉힐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사회 입성을 통해 다시 한번 인삼공사 분리 상장을 관철시킬지도 관전 포인트다.
백복인 KT&G 최고경영자(CEO)의 임기가 내년 3월 만료된다는 점도 변수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FCP가 최근 KT&G의 경영 실적이 조금씩 악화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사측에 적극적인 질의를 하는 등 공략법을 바꿀 것”이라고 내다봤다.
KT&G는 지난해까지 3년 연속 매출이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감소했다. 올 상반기부터는 매출액도 전년 대비 약 3.1% 줄어든 2조7317억 원을 냈으며 영업이익은 약 14.8% 감소한 5626억 원에 머물렀다. 시장에서는 KT&G가 미래 사업으로 평가 받는 전자담배 ‘릴’에서 제대로된 실적을 내지 못하는 것 아니냐며 압박하기도 한다. KT&G는 과거 전자담배의 해외 수출 실적을 시장에 명확히 공개하지 않아 비판 받기도 했다.
안다자산운용의 경우 최근 KT&G 지분을 대부분 매각했으며 당분간 사측을 향해 행동주의 관련 활동을 벌이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안다운용에서 ESG본부를 이끌면서 KT&G에 대립각을 세웠던 박철홍 전 본부장은 올 상반기 회사를 떠났다. 박형순 안다운용 대표는 “확인해 줄 수 있는 내용이 없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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