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대 정기예금 금리를 고수하던 5대 금융권의 수신 금리가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 시중은행에선 4%대 예금상품이 등장하기 시작했고, 저축은행에선 이보다 높은 5%대 중반의 금리를 제공하는 곳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지난 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전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상품 평균 금리는 4.19%로 집계됐다. 한 달 전인 지난달 1일(4.11%) 대비 0.08%포인트 오른 수치다.
기관별로 보면 드림·JT저축은행의 정기예금 상품이 우대조건 적용 기준 4.6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외 MS저축은행(4.55%), 참 ·동양저축은행(4.52%), 스마트저축은행(4.51%) 등도 4.5% 이상의 정기예금 상품을 판매 중이다.
4%대 정기예금 상품은 시중은행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전날 기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3.90~4.05% 수준으로 모두 4% 전후에 형성돼 있다.
은행별로는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과 전북은행의 JB 123 정기예금이 우대금리 포함 4.20%의 금리를 제공하며, DGB대구은행의 DGB함께예금, KB국민은행 KB 스타 정기예금, 우리은행 WON플러스예금 등도 4.05%의 금리를 적용한다.
시중은행과 저축은행들이 경쟁적으로 수신 금리를 올리고 있는 이유론 각 기관의 자금조달 비용이 오르고 있는 점이 꼽힌다. 지난 27일 기준 은행채 1년물 금리는 4.052%로 전월 말(3.900%) 대비 0.15%포인트 상승하는 등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은 상승추세다.
지난해 3~4분기 고금리에 유치한 예금상품의 만기가 도래하고 있다는 점도 주된 원인으로 꼽힌다. 지난해 10월부터 약 4개월간 금융권 수신 잔액이 100조 원 가까이 늘어난 만큼, 이 자금을 재예치하기 위한 금리 경쟁이 시작되고 있단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당분간 수신 재유치를 위한 금리 인상은 소폭이나마 지속될 것"이라면서도 "다만 레고랜드 사태로 채권시장이 경색돼 수신 경쟁이 발발했던 지난해와 같은 큰 폭의 상승세는 나타나지 않을 공산이 크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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