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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영섭호' 본격 출범 전…비용 털어낸 KT[양철민의 아알못]

KT, 콘텐츠·인건비 조기반영

올 3분기 영업이익 28.9%↓

반면 4분기 이익증가률 2배↑

월말 인사 후 '빅배스' 본격화 전망

김영섭 KT 대표.




KT의 올 3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무려 28.9% 감소한 것과 관련해, 올 8월 출범한 김영섭 대표 체제의 안정적 출범을 위한 소규모 ‘빅배스(Big Bath)’를 단행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빅배스는 각종 부실자산과 같은 비용요소를 한 회계연도에 한꺼번에 반영해 이익을 낮추는 회계기법이다.

다만 KT의 이번 회계처리에서 부실자산 처리 등 특별한 비용 요소가 없었다는 점에서 빅배스라는 표현이 어울리지 않는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관련해 산업계에서는 신임 최고경영자(CEO) 취임 후 조직개편 등으로 어느정도 일회성 비용증가가 불가피한 만큼, 김 대표가 올 연말 이후에 ‘빅배스’를 단행할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놓는다.

10일 통신 업계에 따르면 KT는 올 3분기에 연결기준 3219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이익이 무려 28.9% 감소했다.

KT 측은 이 같은 실적 하락의 이유로 “일반적으로 4분기에 반영하던 임금 및 단체협상 외에 콘텐츠 비용 등을 올 3분기에 반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KT의 3분기 인건비는 전년 동기 대비 10.8% 늘어난 1조1910억 원을 기록했으며 콘텐츠 등 관련 서비스 구입비용 또한 9527억 원으로 7.3% 늘었다.

이 같은 KT측의 회계처리 방식은 다소 고개를 갸웃하게 만든다. 법적 문제는 없지만, 올 10월 중순 타결된 임금협상에 따른 급여 상승분을 굳이 올 3분기(7~9월) 실적에 반영했기 때문이다. 또 예년과 달리 4분기에 반영하던 콘텐츠 비용을 3분기에 반영한 것 또한 특별한 이유를 찾기 힘들다.



이 때문에 김영섭 대표의 취임 후 사실상 첫 성적표인 올 4분기 실적을 위해 이 같이 조치한 것이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김 대표가 올 8월말 취임한 만큼, KT의 올 3분기 실적은 사실상 이전 경영진의 성적표다. 특히 김 대표에게 ‘통신 이익 카르텔 해체’라는 과제가 주어진 만큼, 이 같은 과제 추진을 위한 동력확보 차원에서도 올 4분기에 고개를 끄덕일만한 경영실적이 필요하다.

이 같은 회계 조정 덕분에 증권가에서는 KT가 올 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최소 2배 이상의 영업이익을 거둘 것이라 예상중이다. DB금융투자는 KT가 올 4분기에 378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한화증권은 3460억원 수준의 영업이익을 기록할 것이라 각각 전망한다. 지난해 4분기 기록한 1510억원의 영업이익 대비 2배 이상 높은 수치이며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영업이익이 10%가량 늘 것으로 전망된다.

통신 업계 관계자는 “KT의 3분기 실적은 일반적으로 이야기하는 ‘빅배스’ 규모라 하기 힘들지만, 비용반영 시점을 조정해 올 4분기 실적이 예년대비 돋보이게 된 것은 사실”이라며 “김 대표가 LG유플러스 최고재무책임자(CFO) 등을 역임한 ‘재무통’인데다 이달 말 대규모 인사 단행 후 확실한 경영색깔을 보여줄 것이라 예상되는 만큼, ‘빅배스’ 수준의 회계조정이 있다면 내년 초에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한편 KT는 2013년 황창규 전 회장 취임 직전 빅배스를 단행한 바 있다. KT는 2013년 4분기 149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며 2014년 1월 공시했지만, 한달가량 뒤인 2014년 2월 ‘기재정정’을 통해 2013년 4분기 영업손실액을 1840억원으로 늘려 공시했다. 2013년 4분기 당기순손실 규모 또한 기존 3006억원에서 정정공시를 통해 5425억원으로 늘었다.

KT는 또 2014년 8300여명의 인력을 감원하며 연간기준 2918억원의 영업손실과 965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기도 했다. 황 전 회장 체제 하에서 1년 넘게 ‘빅배스’가 진행됐던 셈이다. 이후 KT는 황 회장 시절인 2015년(1조2929억원), 2016년(1조4400억원), 2017년(1조3757억원), 2018년(1조2615억원), 2019년(1조1510억원) 모두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구현모 전 대표 시절인 지난해(1조6901억원)에도 1조원이 넘는 영업이익을 기록하는 등 KT는 7년 넘게 영업익 1조원 행진을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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