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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지능 규제하는 유럽…의료 AI 기업에 '적신호' 될까 [Why 바이오]

◆유럽연합 세계 최초 'AI규제법' 제정

의료 AI 업계 "법 제정, 일단 예의주시"

유럽 시장 진출 등 더 까다로워질 수도

유럽 의료 AI 시장 2027년 24조 육박

국내 기업들 유럽 법인 세우고 진출 중

"의료 AI 원래 규제산업, 법 영향 적어"

사진 제공=이미지투데이




유럽연합(EU)이 세계 최초로 인공지능(AI) 규제법을 제정했다. 기술 이용을 규제하고 위반하는 기업에 거액의 벌금을 부과하는 내용이 골자다. 의료 AI 분야에서 유럽은 미국과 함께 글로벌 양대 시장으로 꼽힌다. 우리 기업들은 유럽 시장 진출을 적극 타진해온 만큼 이번 AI 규제법의 방향 등에 대해 촉각을 세우고 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와 유럽의회, EU 27국 대표 등 3자는 ‘AI규제법(The AI Act)’에 합의했다. 합의에 따라 EU에서자율주행 자동차나 의료 장비 등의 기술을 바탕으로 사업을 하는 기업은 AI 관련 데이터를 공개하고 엄격한 시험을 거쳐야 한다. 규정을 위반하면 최대 500억 원이나 매출 7%에 해당하는 벌금을 내야 한다.

기술 규제 법안의 최종 합의문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법안이 발효되기까지는 2년이 소요되며 EU는 AI 규제를 위한 국가 및 범유럽 규제 기관을 창설할 예정이다. EU의 AI 규제 논의는 행정부 격인 EC가 2021년 4월 법안 초안을 발의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새로운 기술이 등장하면서 법안을 재작성하는 과정을 거쳤다.

현재까지 의료 AI 기업들이 어떤 준비를 해야할지 명확한 것은 아니다. 다만 상황을 예의 주시하며 EU의 법안에 대응할 방침이다. 의료 AI 업계 한 관계자는 “유럽에서 AI 관련 규제에 처음으로 합의가 이뤄졌지만 규제를 대하는 관점에 대해서는 미국과 입장차도 상당한 것으로 파악된다”며 “유럽 내부에서도 일부 내용 완화 등으로 난항이 예상되는 만큼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유럽 시장 진출이 더욱 까다로워질 수 있을 거란 전망도 나온다. 이번 법안이 합의됨에 따라 의료기기 업체들은 기기 내 AI 구성 요소를 평가하고 데이터 보안 등에 대해 더욱 까다로운 검증 과정을 거쳐야할 수 있다는 것이다. 기업들은 AI 시스템의 투명성을 보장하기 위한 조치를 시행할 수 있다. 특히 이런 측면이 AI 규제 법안에서 강조되고 있기 때문이다.

루닛 인사이트 CXR. 사진 제공=루닛


유럽의 의료 AI 시장 규모는 올해 약 5조 원 규모로 추산되는데 연 평균 45%의 성장률과 함께 2027년엔 약 24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 시장은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큰 시장이다. 특히 의료 AI 시장은 초기에는 하드웨어 시장이 큰 비중을 차지했으나 소프트웨어 시장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이 중에서도 의료 영상 및 진단 분야의 시장 규모는 2027년 16조 원에 육박한다. 우리 기업들이 두각을 나타내는 분야이기도 하다.

실제 국내 기업들은 소프트웨어 시장에 주력하고 있다. 하드웨어 시장은 이미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 존슨앤존슨 메디칼, 올림푸스 등이 높은 진입 장벽을 쌓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의료 AI 대표 기업인 루닛(328130)은 유럽 시장 공략을 위해 유럽 법인을 설립했다. 루닛 유럽 홀딩스는 루닛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기존에 유럽지사를 통해 제품 판매를 해왔으나 유럽지역 판매망 확대를 보다 가속화하고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과의 파트너십 강화를 위해 유럽 자회사를 설립했다.



루닛은 지난 2019년과 2020년에 AI 영상분석 솔루션 ‘루닛 인사이트 CXR’과 ‘루닛 인사이트 MMG’의 유럽 CE 인증을 각각 획득하고 유럽 지역에 제품을 상용화했다. 이후 루닛은 GE 헬스케어, 아그파 헬스케어, 후지필름 등 글로벌 의료기기 기업들과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시장 판매에 속도를 내고 있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 김병준 기자


제이엘케이(322510)뷰노(338220) 등 다른 의료 AI 기업들도 글로벌 학회를 통해 적극적으로 유럽 시장 진출 기회를 모색하고 있다. 뷰노의 경우 올해 초 유럽 영상의학회 ‘ECR 2023’ 현장에 참가했다. 행사에선 유럽 CE 인증을 획득한 뷰노메드 솔루션 4개 제품을 선보였다. 각 제품은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X-ray, CT, MRI 등 의료영상을 분석해 의료진의 진단을 돕는 의료기기다.

다만 업계에선 이번 규제 법안이 의료 AI 분야에 미칠 영향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나온다. 김동민 제이엘케이 대표는 이날 서울경제신문과 통화에서 “의료 AI 산업은 원래부터 워낙 규제산업이다 보니 다른 산업군보다 우려가 크진 않을 것 같다”며 “인허가 과정에서 데이터 관리 등 높은 수준의 규제를 이미 적용 받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만 시행령 등의 방향은 지켜봐야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y 바이오 코너는 증시에서 주목받는 바이오 기업들의 이슈를 전달하는 연재물입니다. 주가나 거래량 등에서 특징을 보인 제약·바이오 기업에 대해 시장이 주목한 이유를 살펴보고, 해당 이슈에 대해 해설하고 전망합니다. 특히 해당 기업 측 의견도 충실히 반영해 중심 잡힌 정보를 투자자와 제약·바이오 산업 관계자들에게 전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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