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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전쟁 서막? 北 이어 中·러시아도 핵실험 정황…美까지 핵실험 재개?[이현호 기자의 밀리터리!톡]

푸틴, CTBT 비준 무효화에 서명

트럼프 행정부, ‘핵실험’ 재개 검토

북, 내년 11월 美 대선 앞서 강행

한국군, 올 8월 핵공격 단독 훈련

중국 뤄부포호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플래닛랩스(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북한이 지난 2022년 핵실험장을 재건하며 내년에 7차 핵실험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가운데 중국도 핵실험장에서 갱도 굴착 등 공사를 진행 중인 정황이 포착되고 있다. 러시아 역시 마찬가지다.

지난 12월 20일(현지시간) 미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중국 신장위구르(新疆維吾爾) 자치구 내 뤄부포(羅布泊)호(湖) 핵실험장 일대를 촬영한 상업용 인공위성 사진을 분석해 보면, 지난 2017년 이후 각종 건물 증설과 갱도 굴착 등 확장 공사가 계속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도에서 지하 핵실험을 반복했다. 500m 이상으로 추정되는 새로운 갱도의 깊이는 핵실험을 위한 것으로 보인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핵실험장 주변에는 새로운 도로가 건설됐다. 약 120km 떨어진 군사기지를 잇는 도로도 최근 새롭게 흙으로 포장됐다. 또 뤄부포호 핵실험장 관리를 맡은 반경 3.2㎢의 군사기지에는 2017년 이후 30개 이상의 건물이 재건축되거나 새로 만들어졌다.

이 같은 소식에 중국 외교부는 뤄부포호 핵실험장 시설 공사는 “근거 없이 중국의 핵위협을 조장하는 무책임한 주장”이라고 밝혔다.

中, 신장위구르 핵실험장 시설 재건 정황


그러나 미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제임스 마틴 비확산연구센터의 동아시아 담당 소장은 올해 9월 공개한 위성사진 분석 자료를 근거로 “중국 핵실험장의 활동 수준이 높아지고 있다”며 “지하 핵실험 재개를 준비하거나 저위력 핵실험을 비밀리에 수행 중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소속 핵 전문가 퉁자오도 “모든 상황을 종합하면 중국이 새로운 핵실험을 준비 중인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NYT에 따르면 이 같은 움직임에 미국 정보당국도 수년 전부터 뤄부포호 핵실험장의 움직임을 주시하고 있다. 다만 미국 정보당국은 중국이 실제 핵실험 일정을 잡아 놓았지만, 뤄부포호의 시설을 왜 확장했는지에 대해선 신중한 분위기다.

핵실험 준비를 위해 시설을 확장하는 것이 사실이라도 미국과 러시아가 먼저 움직이지 않는 이상은 중국이 먼저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은 커 보이지 않기 때문에 다른 의도가 있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의 움직임만큼 러시아도 최근 잇따른 핵실험 정황이 감지되면서 미국의 예의 주시하고 있다.

미들베리 연구소에 따르면 북극권의 러시아 노바야제믈랴 제도 핵실험장에서도 2021년 이후 건물 증축 등의 작업이 지속되고 있다. 올해 8월에 세르게이 쇼이구 러시아 국방장관이 이곳 핵실험장을 직접 다녀가기도 한 정화이 미 정보당국에 포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러시아는 옛 소련 시기인 1955~90년 기간 노바야제믈랴에서 총 130회에 걸쳐 핵실험을 했다.

이런 상황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11월 자국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 비준을 무효화하는 법령에 서명해 핵실험 재개 가능성이 높아진 게 현실이다.

다만 국내외 전문가들은 “중국·러시아의 핵실험장 재건 등 준비는 미국이 핵실험을 실시할 경우 대응하기 위한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실제 미국에선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시기 ‘핵실험 재개를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올 만큼 핵실험 재개 움직임이 포착됐다.

러시아 노바야제믈랴 핵실험장 위성사진. 사진=플래닛랩스(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군사 전문가들은 미국과 중국의 전방위 갈등과 우크라이나전에 따른 미국과 러시아의 긴장 고조 속에서 핵시설이 증축된다는 점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

제프리 루이스 미국 미들베리 국제학연구소 교수는 “러시아와 중국, 미국이 핵실험을 재개할지도 모른다는 점을 보여주는 단서가 정말 많다”며 “핵실험의 위협은 미국과 중국, 미국과 러시아의 군비경쟁 격화가 얼마나 촉진될 지에 달렸다”고 진단했다.

러시아가 작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뒤 핵전쟁에 대한 우려가 확산됐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를 단시간에 점령한다는 목표에 실패한 뒤 서방의 우크라이나 군사 지원으로 수세에 몰릴 때면 핵 위협 카드를 꺼내 들었다.

푸틴 대통령은 “글로벌 전략적 균형이 파괴될 수 있다는 위험한 환상을 품어서는 안 된다”며 “미국이 먼저 결행한다면 러시아도 핵실험을 명령할 것“이라고 올해 2월 밝힌 바 있다.

지구종말시계, 멸망 의미로 90초 빨라져




이 같은 정황 탓에 미국 핵과학자회(BAS)가 올해 1월 발표한 ‘지구 종말 시계’(Doomsday Clock)의 초침은 멸망을 의미하는 자정에 90초 앞으로 다가서기도 했다. 지구 종말 시계의 1947년 도입 이후 가장 위태로운 위치로, BAS는 2020년 이후 초침을 자정 100초 전으로 유지해왔다.

BAS는 “분쟁이 통제 불능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며 “러시아의 사실상 핵무기 위협 때문에 우발적이거나 의도적이거나 착오에 따른 것이거나 관계없이 분쟁 격화는 끔찍한 위험이라는 점을 세계가 깨달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도 최근 “올해 우리는 글로벌 불신과 분열의 경악할 증가에 직면했다”먀 “1만3000기에 가까운 핵무기가 전 세계에 비축된 시점에 국가들은 핵무기 정확도를 높이려고 움직임은 곧 파멸의 비결”이라고 주장했다.

미국 네바다 사막에 있는 핵실험장. EPA·연합뉴스


미국 CNN 방송에 따르면 미국 네바다 사막에 있는 네바다 국가안보부지(NNSS), 중국 신장웨이우얼 자치구에 있는 놉누르 실험장, 북극해에 있는 러시아의 노바야 제믈라 실험장이 있다. 이들 실험장을 3∼5년 전 위성사진과 비교한 결과 새로운 땅굴, 도로, 저장시설, 출입하는 차량의 통행량 급증 등이 드러났다.

이 같은 변화는 미래의 핵무기 실험 가능성을 암시하는 정황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당장 실험이 임박했다는 증거는 전혀 포착되지 않았다고 CNN는 보도했다.

미국 정부의 정보분석관을 지낸 세드릭 레이턴 예비역 공군 대령은 “러시아, 중국, 미국이 보유한 핵무기를 현대화하는 것뿐 아니라 실험이 필요한 종류의 활동을 준비하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 돈을 투자했다는 점이 아주 분명하다”고 말했다.

북, 함경북도 풍계리 핵실험장 재건


이런 상황에서 북한은 중국·러시아와 달리 자신들의 시간표에 따라 7차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는 게 전문가들의 대체적인 판단이다. 북한은 앞서 2018~19년 앞서 비핵화와 대북제재 해제·완화 문제 등을 놓고 미국 등과 정상외교를 벌이며 함경북도 길주군 풍계리 소재 핵실험장 내 지하 갱도 입구와 일부 건물들을 폭파하고 그 폐쇄를 알렸지만 현재는 전혀 다른 핵실험 재개 정황이 속속 포착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풍계리 핵실험장 재건을 마친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현재는 언제든 제7차 핵실험을 감행할 수 있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북한은 그동안 중국의 대응을 염두에 두고 7차 핵실험 일정을 조정해왔다고 볼 수 있다”며 “만약 중국에서 핵실험 실시를 준비하는 정황이 포착된다면 그들도 북한의 핵실험을 막기 어려울 것”이라고 했다.

문 센터장은 그러면서 “중국·러시아가 대량살상무기(WMD) 비확산 분위기에 휩싸여 국제사회와의 협력에 응하지 않고 독자노선을 추진한다면 북한도 부담 없이 핵실험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게다가 올해 북한의 연이든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 도발에도 안보리 차원의 공동 대응이 제대로 이뤄지지 못해 사실상 북한의 핵실험 문턱이 낮아진 상황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북한이 내년 11월 미국의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그에 맞춰 핵실험을 감행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이에 미국 등 국제사회가 적기에 대응하고 압박해 북한의 핵실험 강행을 조기에 차단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방과학연구소가 지난 6월 공개한 장거리지대공유도무기(L-SAM)의 탄도탄 요격시험 모습. 사진 제공=국방부


각국의 움직임이 빨라지는 가운데 우리 군이 올해 북한의 핵 공격을 상정해 단독 훈련을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내년에는 한미가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UFS) 연합훈련에 핵 작전 연습을 추가할 예정이다.

국방부에 따르면 ‘연말 국방혁신4.0 추진상황 평가회의’ 자료를 통해 “올해는 한국형 3축체계 검증 후 작전계획 보완, 비물리적 타격작전 개념 구체화, 한국 측 단독 북한의 핵 공격 상정 TTX(도상훈련) 등 대응 능력을 한층 강화했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8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 자유의 방패’(을지프리덤실드) 기간에 TTX를 통해 북한의 핵 공격 징후 포착부터 실제 사용 시 피해 산출 및 군의 보복 대응 과정 등을 연습했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내년에도 북한 핵 공격을 상정한 시뮬레이션(TTS) 및 TTX 훈련을 강화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미국 전략자산 전개 빈도와 강도도 내년에 더욱 확대하기로 했다. 국방부는 “북한 핵과 대량살상무기(WMD) 위협을 고려한 전면전 7개 과제 능력 평가를 실시해 종합적인 관점에서 능력 분석 및 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위성체계를 추가로 전력화해 한반도 전역에 대한 감시정찰과 고해상 탐지 능력을 강화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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