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코스닥 지수가 증시 폐장일인 28일 동반 상승하며 ‘유종의 미’를 거둔 채 계묘년을 마감했다. 올 초 2200선에서 출발한 코스피지수는 연중 고점인 2600선을 회복하며 1년간 18% 넘게 올랐다. 4년 만에 코스피에서 순매수로 돌아선 외국인이 11조 원 넘게 사들인 덕분이다. 개인은 13조 원을 순매도했다.
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는 1.60% 오른 2655.28로 거래를 마쳤다. 외국인과 기관이 각각 6207억 원, 8156억 원 순매수하면서 지수는 장 초반부터 마감까지 꾸준히 고점을 높여갔다. 코스닥지수는 0.79% 오른 866.57에 마감했다.
올해 코스피는 지난해 마지막 거래일(2236.4) 대비 18.73% 올랐다. 코스피는 올해 2200에서 2600선까지 박스권을 오르내렸다. 올해 첫 거래일을 2225.67로 시작한 코스피는 8월 1일(2667.07) 연중 고점을 찍은 후 10월 말에는 2200선까지 밀리며 연저점 부근까지 떨어졌다. 한 달가량 횡보하던 코스피는 12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시사하며 급격한 상승세를 보였다. 코스닥은 올해 27.6% 올라 마감했다. 코스피보다 등락 폭이 더 컸다. 연초 671.51로 시작한 코스닥은 7월 25일(939.96) 연중 고점을 찍기도 했다.
외국인은 2019년 이후 4년 만에 코스피에서 매수 우위를 보였다. 외국인이 코스피를 10조 원 넘게 사들인 건 2016년(11조 3359억 원) 이후 처음이다. 올해 외국인의 코스피 순매수액은 11조 3503억 원이다. 지난해 6조 8066억 원어치를 내다팔던 때와 180도 달라진 모습이다.
2차전지와 정치 테마주 등에 개인 자금이 몰려 코스닥 시장 거래 대금이 코스피를 처음으로 추월하기도 했다. 1996년 코스닥 시장 개설 이후 처음 있는 이변이다. 올해 코스닥 일 평균 거래 대금은 10조 240억 원으로 코스피(9조 6008억 원)보다 4232억 원 많았다. 지난해만 해도 코스피(9조 84억 원)가 코스닥(6조 9006억 원)을 2조 원 넘게 앞섰다. 올해 개인은 코스피에서 13조 8348억 원을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에서는 7조 9815억 원을 순매수했다.
올해 증시를 달군 것은 개인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은 2차전지주다. 그 중심에는 에코프로(086520) 3형제(에코프로·에코프로비엠(247540)·에코프로에이치엔(383310))가 있다. 올 7월 한때 3사의 시총 합계는 54조 원을 돌파해 코스피 시총 5위인 삼성바이오로직스(51조 원)를 앞서기도 했다. 지난해 말 대비 3사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에코프로(512.69%), 에코프로비엠(212.36%), 에코프로에이치엔(39.70%) 등으로 최대 6배 넘게 올랐다. 금양(362.71%)과 포스코퓨처엠(100.56%) 등도 주가가 급등했다.
생성형 인공지능(AI) 열풍에 반도체 업종도 올해 꾸준히 상승했다. 반도체 투톱인 삼성전자(005930)와 SK하이닉스(000660)의 주가 상승률은 각각 38.69%, 86.18%에 달했다. SK하이닉스는 급격한 주가 상승에 힘입어 시총이 100조 원을 돌파하며 2년 만에 시총 2위 자리를 탈환했다. LG에너지솔루션에 밀려 3위로 주저 앉았던 SK하이닉스는 지난해 말 삼성바이오로직스에도 뒤처져 시총 4위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시총은 지난해 말 각각 330조 1290억 원과 54조 6000억 원에서 이날 468조 6280억 원과 103조 120억 원을 기록했다.
한편 올해 주가 상승률이 가장 높았던 종목은 코스닥에 상장된 포스코그룹의 시스템통합(SI) 업체인 포스코DX(022100)로 1043.3% 급등했다. 소룩스(290690)(810.43%)와 뷰노(338220)(570.93%), 제이엘케이(322510)(569.21%) 등이 뒤를 이었다.
증권가는 내년 증시도 올해와 비슷하게 박스권에서 움직일 것으로 내다봤다. 한국·NH투자·삼성·KB·하나·메리츠·신한·키움·대신 등 9개 증권사의 내년 코스피지수 평균 밴드는 2230~2750포인트다. 이은택 KB증권 연구원은 “연초에는 고금리 상황이 이어져 증시가 짧은 둔화를 보일 수 있다”면서 “상반기 중 미국 연준의 금리 인하가 본격화하면 증시가 회복 곡선을 그릴 것”이라고 예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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