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전 국가정보원장은 19일 윤석열 대통령이 참석한 카이스트 졸업식에서 R&D(연구·개발) 예산 복구를 외치던 녹색정의당 소속 졸업생이 경호원들에게 끌려간 일에 대해 “차지철 망령이 윤 대통령 주변에 다 깔려 있다”고 우려했다.
박 전 원장은 이날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통령 비판이) 졸업식에서는 으레 있었다. 해외에서도 있었는데 그것을 슬기롭게 하지 못하는 경직된 윤석열 정부의 차지철들을 쳐내야 윤 대통령이 성공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원장은 “R&D 예산 확 깎았다가 조금 올려놓고 젊은 과학도들 80만 원 석사는, 박사는 110만 원 준다는 것은 대통령이 할 말씀이 아니다. 교육부총리가 얘기할 수 있는 것”이라며 “젊은 과학도들이 한마디 했으면 그대로 넘어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한 “경호 규칙도 그 사람이 무기를 가졌다거나 극단적인 행동을 계속 하면 데리고 나가야 하지만, 입을 틀어막고 하는 것은 과잉”이라며 “차지철이 그런 짓을 해서 박정희 대통령이 어떤 말로를 맞았는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그럼에도 윤 대통령의 지지도가 오르고 더불어민주당의 지지율은 하락하는 것에 대해선 “민주당이 잘못하고 있기 때문”이라며 “현재 공천만 해도 국민의힘은 윗돌 빼서 아랫돌 막고 재활용을 전략적으로 잘하는데 민주당은 서툴고 시끄럽게 한다”고 짚었다.
임종석 전 비서실장 관련 공천 문제에도 “임 전 실장이 윤석열 정권 탄생에 기여한 것은 아니지 않느냐”면서 “일부 프레임을 씌워 분열의 작전을 쓰는 것은 진짜 바보 짓”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대표도 이번 총선에서 승리하지 않으면 이재명도 없다는 각오로 가야 한다”며 “누구는 다음 전당대회 있으니까 안 되고 누구는 대권 도전할 것 같으니 안 되고 그러다가 (총선) 져버리면 국민 앞에 어떻게 얼굴을 들 것이냐”고 조언했다.
다만 “야당의 공천은 항상 시끄럽다”면서 “공천이 끝나면 다시 민생경제 등을 심판할 것이고 윤석열·김건희 정권을 심판하는 그러한 선거가 되기 때문에 좋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른바 ‘조국 신당’에는 “일부에서 조국 신당과 함께할 수 없다고 하는 것은 소탐대실”이라며 “소위 민주진보 대연합정당으로 비례정당을 함께 했으면 좋겠다. 대연합 차원에서 함께 해야 한다”고 밝혔다.
민주당을 복당한 이언주 전 의원 활용법에 대해서도 “기왕 반성하고 민주당에 들어왔으면 함께 나가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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