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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면 어떡하라고"…병원들, 병동·응급실·직원 모두 줄인다

진료·수술·입원환자 급감에 '병동 통폐합'

진료대상 대폭 줄이고, '요일제 운영'까지

전공의 집단행동이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서울 한 대형병원 응급실 앞에서 진료를 기다리는 환자들이 줄을 서있다. 연합뉴스




전공의 집단사직 사태가 보름을 넘기면서 전국 주요 병원들이 본격적인 '축소 운영'에 들어갔다.

전공의들의 대규모 이탈로 진료와 수술 건수 등이 크게 줄면서 입원환자가 급감한 데 따른 조치다. 운영 병상수를 대폭 줄인 것은 물론 '병동 통폐합'도 잇따르고 있다.

매출과 수익 급감에 직면한 병원들은 간호사 등 직원들로부터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무급휴가를 병원 측이 '강요'한다는 하소연도 잇따르고 있다. 일부 병원의 수술건수가 70%가량 급감하는 등 의료공백이 악화하면서 환자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

6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 집단 이탈로 진료와 수술, 입원환자 등이 모두 급감한 주요 병원들이 병상수 축소에 이어 병동 통폐합에 본격적으로 나서고 있다.

순천향대 서울병원은 의료진 부족으로 정신과 폐쇄병동 운영을 잠정 중단하고, 정신과 응급환자를 받지 않고 있다. 순천향대 부천병원도 오는 8일부터 정형외과 병동 2곳을 통합할 예정이다. 부산대병원은 환자 수가 급감하면서 1천172병상의 가동률이 50%까지 떨어지자 유사 진료과끼리 병동을 통합해 운영하고 있다.

충북대병원도 간호 인력을 효율적으로 배치하기 위해 환자 수가 적은 입원병동 2곳을 폐쇄하고, 환자들을 다른 병동으로 옮겼다. 제주대병원은 의사들의 집단행동으로 인해 최근 간호·간병서비스통합병동을 2개에서 1개로 통폐합했다. 서울의 상급종합병원들인 '빅5' 병원들도 이번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환자들을 위해서라도 병동 통폐합은 불가피한 수순으로 보고 있다.



전공의들의 이탈로 응급실은 중증환자 위주로 재편된 지 오래다. 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가장 위중한 응급환자에 속하는 심근경색, 뇌출혈 환자도 부분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응급 투석 환자도 인력 부족으로 인해 일과시간인 오전 8시∼오후 6시만 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서울아산병원 응급실도 내과계 중환자실(MICU)은 더 이상 환자 수용이 불가능하다고 공지했다.

충남지역의 유일한 상급병원인 천안 단국대병원도 의료진 부족으로 소아과·이비인후과·비뇨기과 응급실 진료가 중단됐다.

병동에서 근무하던 간호사나 사무·보건·기술직 등은 무급휴가를 써야 할 처지에 놓였다.

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 경희대병원이 간호사 등을 대상으로 무급휴가 신청을 받고 있다. 삼성서울병원도 현재 검토 중이다. 대한간호협회는 '무급휴가 강요'로 인한 피해 신고가 전국에서 계속 접수되고 있다고 전했다.

협회는 "최근 병상 회전율이 떨어지고, 수술을 하지 못해 인력이 남다 보니 무급휴가 강제 사례가 잇따르고 있다"며 "휴가를 쓰지 않으면 다른 부서 지원인력으로 보내겠다는 사례도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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