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덜 익힌 베이컨을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되는 사례가 나왔다. 기생충은 발견 당시 두개골 아래에 알을 낳고 뇌 속에 살아있는 상태였다.
지난 8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는 ‘미국 사례 보고서 저널(American Journal of Case Reports)’에 실린 52세 남성의 사례를 소개했다.
미국 플로리다 올랜도에 사는 이 남성은 4개월간 지속적인 두통에 시달려왔다. 검사 결과 그의 뇌에서는 ‘갈고리촌충’과 함께 다수의 물혹과 부종이 발견됐다. 의료진은 갈고리촌충이 뇌에 알을 낳고 두개골 아래의 조직을 자극해 편두통이 발생한 것으로 진단했다.
이 남성은 평소 ‘덜 익힌 부드러운 베이컨을 자주 섭취한다’고 자가 보고했다. 의료진은 그가 덜 익힌 베이컨을 먹고 기생충에 감염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이 남성은 최근 해외여행을 다녀오거나 날 음식을 먹은 적이 없었다.
기생충은 덜 익힌 음식을 통해 몸에 들어간 후 혈류를 통해 장에서 뇌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된다. 의료진은 “미국에서 감염된 돼지고기를 접하는 것은 역사적으로 매우 드문 일”이라며 “이 사례는 공중 보건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남성은 기생충 감염 신경낭포증 진단을 받고 중환자실로 옮겨져 치료 중이다. 신경낭포증은 갈고리촌충의 유충이 신체의 여러 부분을 감염시키고 염증을 일으키는 질환으로 약물 치료 결과 물혹과 부종, 편두통 등 환자의 증상은 개선된 것으로 전해졌다.
환자의 뇌에서 발견된 갈고리촌충은 돼지나 사람의 내장에 기생하는 기생충이다.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며, 특히 돼지고기를 생식하는 지역에서 감염률이 높다.
미국 국립보건원(NIH)은 미국에서 매년 1320~5050건의 신경낭포증이 발생한다고 추정한다. 갈고리촌충이 있는 사람과 함께 살거나 촌충이 있는 사람이 조리한 음식을 먹는 것도 신경낭포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 신경낭포증의 증상으로는 혼란, 사람 및 주변 환경에 대한 주의력 부족, 수두증으로 알려진 과도한 뇌 내 체액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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