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암이나 뇌졸중 등의 질병을 겪었던 사람은 보험 가입이 쉽지 않다. 이 때문에 보험사들은 간편심사보험이라는 이름으로 ‘유병자 보험’을 개발해 선보였는데 저출생·고령화가 거세지면서 최근 상품 출시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보험사 입장에서는 보험에 대한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유병자를 수요층으로 끌어들이고 동시에 보험이 필요한 유병자들에게는 꼭 필요한 상품을 공급해 보장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의도다.
26일 보험 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손해보험은 경증 유병자에게 적합한 ‘KB 3.10.10(삼텐텐) 슬기로운 간편건강보험 Plus’를 출시했다. 기존 KB손해보험 간편건강보험 상품에 ‘10년 이내 입원, 수술, 3대 질병(암·심근경색·뇌졸중) 여부’ 추가 고지 질문을 추가해 이를 통과하면 보험사는 ‘초경증 유병자’로 분류, 이전 상품보다 더 저렴한 보험료로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한화생명도 2년 내 암 경험이 없으면 가입할 수 있는 ‘한화생명 The H 초간편 암보험’을 출시했다. 상품에 가입할 때 ‘암으로 2년 이내에 진단·입원·수술·치료·투약한 적이 있는지’만 고지하고 이상이 없으면 가입할 수 있다. 한화손해보험도 ‘LIFEPLUS 3N5 간편건강보험’에 ‘무사고전환할인제도’를 적용해 중증 유병자라도 가입 후 일정 기간 중대 질환 진단이 없으면 보험료 할인을 받을 수 있도록 했고 삼성생명 역시 ‘삼성 인터넷 경증간편 입원 건강보험’을 출시했다.
이처럼 최근 보험사들이 유병자를 위한 보험 상품을 잇따라 출시하는 것은 가장 보험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가입 문턱을 낮춰 보장 사각지대를 없애는 한편 보험 가입에 관심이 줄어드는 상황에서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기 위해서라는 분석이다. 실제로 과거 병력이 있어 보험 가입이 어려웠던 유병자들의 보험 가입 건수가 크게 늘고 있다. 삼성화재·현대해상·KB손해보험·메리츠화재 등 4개 대형 손보사의 지난해 간편심사보험(유병자보험) 신계약 건수는 283만 2001건으로 2022년(158만 7555건)보다 2배 가까이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보험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병력자들의 경우 상당수가 보험 가입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이들에게 보험의 필요성이 더 크다”며 “사실 과거 병력이 있더라도 현재 건강을 되찾은 경우 병을 앓지 않은 사람보다 관리를 더 잘하는 경우도 많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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