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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질 검증은 뒷전…'명품백' 질문만 나온 김복형 헌법재판관 청문회

김 후보자 “이 자리에서 언급 적절하지 않아”

정청래 “그런 답변하면 청문회 의미 없어”

김복형 헌법재판소 재판관 후보자가 10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오승현 기자 2024.09.10




김복형(56·사법연수원 24기) 헌법재판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에서 여야가 후보자 자질 검증보다는 김건희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 등 정치 현안에 대한 질의를 쏟아내는 모습을 보였다.

김 후보자는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인사청문회에 출석했다. 이 자리에서 여야 의원들은 헌법재판소 관련 현안보다는 정치적으로 민감한 이슈를 질의했다.

전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윤석열 대통령의 거듭된 재의요구권(법률안 거부권) 행사를 질타하며 김 후보자에게 “대통령이 본인과 배우자와 관련된 특검법을 거부하는 것은 헌법 위반이라고 보는데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이성윤 민주당 의원은 김 후보자에게 김 여사의 명품가방 수수와 관련된 질의를 했다. 이 의원은 “후보자의 가족이 타인에게 300만원짜리 명품가방을 받았다면 어떻게 하겠느냐”며 “김 여사가 가방의 국가 귀속을 요구했는데, 그게 맞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또 “윤석열 정권은 최근 친일파 명예회복을 주장하는 인사를 독립기념관장에 임명했다”며 “3·1운동 정신을 전문에 명시한 헌법을 부정하는 인사 아니냐”고 반문했다.

김 후보자가 각종 정치 현안에 대한 질문에 “이 자리에서 언급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다”고 답변하자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그렇게 답변하면 오늘 청문회의 의미가 없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 의원들은 야당 측 질의에 강하게 반발했다. 송석준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검찰총장 후보자 인사청문회 때도 그랬고, 야당은 계속 부적절한 사례에 대한 가치판단적 답변을 강요한다”고 꼬집었다. 이어 “야당은 툭하면 특검한다, 탄핵한다며 발목잡기만 하고, 심지어 계엄설까지 제기한다. 제정신이냐”며 후보자의 의견을 물었다. 같은 당의 곽규택 의원도 “친일파니 뭐니 하는 질문을 하니 후보자가 답변하기 어려웠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달 퇴임하는 이은애 재판관의 후임으로 지명된 김 후보자는 이날 청문회 모두발언에서 “균형 잡힌 시각과 경청하는 자세로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국민의 기본권을 보장하며 헌법질서를 수호하겠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는 1995년 서울지법에서 법관 생활을 시작한 이후 서울지법 북부지원 판사, 대구지법 부장판사, 서울고법 판사, 수원고법 부장판사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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