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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금융, 보험사 인수로 순익 10% 증가…방카·자산운용 등 시너지 기대

■동양·ABL 인수 매듭 '종합금융 도약'

은행 의존 비중 10%P 이상 낮추고

포트폴리오 다양화…실적개선 전망

7월초 주총 열고 편입 절차 마무리

내부통제 강화에 1000억 투입키로

자본비율 낮아…건전성 관리는 과제

동양생명 새 대표에 성대규 단장 유력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취임 후 주요 임원들과 사업 전략을 구상하는 자리에서 보험사 인수 작업을 압도적인 무력을 사용해 최단 기간에 문제를 해결하는 ‘파월 독트린’에 비유했다. 지금처럼 은행 수익에만 의존하는 구조를 탈피하지 않으면 그룹의 성장판이 닫힐 수 있다는 절박감이 컸기 때문이다. 임 회장은 LIG손해보험과 푸르덴셜생명을 잇달아 인수하며 탄탄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한 윤종규 전 KB금융 회장의 경영 행보도 언급하며 우리금융이 서둘러 외형을 확장해야 한다고 짚었다. 우리금융이 지난해 8월 매물로 나온 동양생명과 ABL생명보험을 발 빠르게 선점했던 데는 임 회장의 이 같은 경영 기조가 작용했다.

하지만 인수 계약 직후 이른바 ‘손태승 사태’가 터지면서 제동이 걸렸다. 금융 당국은 손 전 우리금융 회장의 친인척 관련 부당 대출을 거론하며 그룹의 내부통제 부실을 이유로 인수 승인을 차일피일 미뤄왔다.

계약을 체결한 지 8개월여 뒤인 2일 당국의 조건부 승인을 받으면서 임 회장의 종합금융그룹 도약 구상에 다시 속도가 붙게 됐다. 우리금융은 이번 인수로 은행에 기대온 기형적인 수익 구조를 손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금융 순익에서 은행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말 기준 98.5%로 비은행 비중이 2%가 채 안 된다. 두 보험사를 일찍 품었다면 비은행 비중은 13.2%포인트에 달했을 것으로 추산된다. 뒤집어보면 이번 인수로 은행에 쏠린 사업 비중을 10%포인트 이상 낮출 수 있을 것이라는 계산이 나온다.

보험사 인수는 은행 수익에 따라 크게 출렁이는 그룹 경영실적을 개선하는 데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우리금융의 1분기 당기순이익(6156억 원)은 전년 동기 대비 25.3% 급감했는데 그룹을 지탱해온 우리은행의 순익(6331억 원)이 19.8% 줄어든 영향이 컸다. 동양·ABL생명의 실적이 예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할 경우 분기마다 750억 원가량의 순익을 더 챙기면서 은행 부문 손실을 만회할 수 있을 것으로 우리금융은 예상하고 있다. 순익이 전보다 10% 이상 늘어날 것이라는 얘기다. 우리금융의 고위 관계자는 “금융 지주의 경쟁력은 결국 포트폴리오를 얼마나 다양하게 갖추고 있는지에 달려 있다”면서 “비은행 비중이 늘어야 은행도 부담 없이 사업을 벌일 수 있다”고 말했다.



보험사업이 우리금융의 기존 사업 부문과 화학적 결합을 통해 추가 수익을 낼 수 있는 점도 주목할 만한 대목이다. 우리금융은 우리은행의 넓은 방카슈랑스(은행에서 보험상품 판매) 영업망을 통해 동양·ABL생명의 상품 판매를 보다 늘릴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동양·ABL생명의 운용자산을 우리금융 자회사인 우리자산운용에 맡겨 자산운용사의 몸집을 키우는 방안도 들여다보고 있다. 우리금융 관계자는 “보험 업무에 인공지능(AI) 기술을 적용해 업계에서 가장 신속하고 정확한 고객 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리금융이 당국의 승인을 받아내며 큰 고비를 넘겼지만 숙제는 남아 있다. 당국은 증자 등을 통해 우리금융의 낮은 자본비율을 조속히 끌어올릴 것을 인수 조건으로 달았다. 우리금융의 재무 여건을 보이는 보통주 자본비율(CET1)은 올해 1분기 12.42%로 4대 금융지주 중 유일하게 13%를 밑돈다.

동양·ABL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킥스)이 155.5%, 153.7%로, 금융 당국의 가이드라인인 150%를 겨우 넘길 정도로 취약한 점도 자금 소요를 키우는 대목이다. 가이드라인을 사수하기 위해 우리금융이 추가로 자본을 써야 할 수 있다는 의미다. 임 회장도 “최종 마무리까지는 긴장의 끈을 놓아서는 안 된다”며 “자회사 편입 이후 협업 체계가 본격적으로 가동될 수 있도록 빈틈없이 준비해주기 바라며 조건부 승인인 만큼 인수 이후에도 이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우리금융은 7월 초 동양생명과 ABL생명의 주주총회를 열고 신규 경영진을 선임해 자회사 편입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신임 동양생명 대표는 지난해부터 보험사 인수 단장을 맡아온 성대규 전 신한라이프 대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금융은 향후 5년 동안 내부통제 시스템을 고도화하는 데 1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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