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000660)가 미 인디애나주에 38억 달러를 들여 건설 예정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패키징 공장이 시의회 건설 허가를 받아내는 데 성공했다. 당초 계획했던 부지를 변경하는 과정에서 지역사회 반발이 거세 일각에서는 사업 지연 우려까지 제기되고 있었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관세 압박을 피하기 위한 SK하이닉스의 현지 투자 전략이 ‘8부 능선’을 넘어섰다는 평가다.
6일(현지 시간) 인디애나주 지역 언론에 따르면 웨스트라피엣시는 전날 공청회를 열고 SK하이닉스 패키징 공장 부지에 대한 용도변경을 6대 3으로 가결시켰다. SK하이닉스가 공장 부지를 기존보다 더 넓은 곳으로 옮기는 방안이 허가된 것이다. 기존 부지와 퍼듀 대학교 인근에 위치한 새 부지는 모두 퍼듀리서치센터(PRC)가 소유한 부지로 SK하이닉스에게 제공될 예정이었으나, 보다 입지 조건이 좋은 새 부지는 주택용도로 묶여 있어 용도변경이 필요했다고 한다.
전날 시작된 공청회에는 100여 명 이상 지역주민이 참석해 이날 새벽 2시에야 표결이 마무리됐다고 한다. 지역 언론들은 인근 주민들이 공장 건설에 따른 환경 오염 등을 우려해 거세게 반발했으나 시 역사상 최대규모 투자와 고용 유발에 대한 시의회의 기대감을 덮지는 못했다고 전했다.
부지 변경이 허가되며 SK하이닉스의 기존 미국 내 공급망 확장 계획도 탄력을 받게 됐다. 만일 부지 이전이 불발됐다면 SK하이닉스는 도심·퍼듀 대학과의 접근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지는 기존 부지를 택할 수밖에 없는 처지였다. 새 부지 규모가 더 큰 만큼 향후 시장 상황에 따른 생산량 확장 등에도 유연히 대응할 수 있을 전망이다. SK하이닉스는 2028년 하반기 가동을 목표로 공장 착공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