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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제2의 대항해시대 맞은 포르투갈

■조영무 주포르투갈대사

조영무 주포르투갈대사




15세기 대항해시대 포르투갈인들은 대서양의 거친 바람에 맞서 카라벨라 범선의 삼각돛을 힘차게 올리고 미지의 바닷길을 개척했다. 바람의 흐름을 읽는 지혜로 찬란한 역사를 일궈냈던 포르투갈은 기후변화에 맞서 또 다른 항해를 선도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2050년 탄소중립을 목표로 기후 정의 실현, 온실가스 감축, 재생에너지 확대, 순환 경제 촉진 등을 위한 기후법을 2021년 제정했다. 지난해에는 탄소중립 목표를 2045년으로 앞당기고 ‘국가에너지기후계획 2030’을 개정해 최종 에너지 소비에서 재생에너지의 비중을 2030년까지 51%로 확대하고 온실가스 배출량을 2050년까지 90% 감축하기로 했다.

포르투갈의 연간 재생에너지 생산량은 지난해 4만 3980기가와트시(Gwh)로 총발전량의 76.2%를 충당했다. 이는 최근 10년 간 72.37% 늘어난 수치다. 이 중 수력이 42.2%이며 각각 32.9%와 16.1%를 차지한 풍력과 태양광은 대서양의 강한 바람과 풍부한 일조량 덕분이다. 순전력생산량 기준으로 재생에너지 비중은 유럽연합(EU) 국가 중 2위다. 세계풍력에너지협의회는 지난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 용량 상위 5개국에 포르투갈을 포함했으며 포르투갈 정부는 올해부터 2030년까지 혁신 기금, 호라이즌 유럽, 경제회복계획(RRP) 등 EU 프로그램을 통해 집중 투자를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포르투갈의 잠재력을 보고 글로벌 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진출하고 있다. 프랑스 엔지는 컨소시엄을 구성해 총 1.7GW 규모의 6개 수력발전소를 운영하고 있다. 스페인 이베르드롤라도 총 90㎿ 규모의 풍력발전소 3곳을 내륙에 운영하며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포르투갈과 프랑스의 합작법인인 오션윈즈는 2019년 터빈 용량이 8.4㎿로 세계 최대 부유식 풍력발전소인 윈드플로트 아틀랜틱을 북부 해안에 설치했고, 영국 나다라도 40개의 풍력발전소를 운영 중이다.



우리나라의 세계 1위 풍력타워 제조 기업인 씨에스윈드는 2021년 북부 아베이루항에 진출해 지난해 제2공장을 개소하는 등 연간 20만 톤의 생산시설을 갖추고 유럽과 미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한화 큐에너지도 2020년 총 315㎿ 규모의 6개 태양광 발전소 사업을 수주했다. 한편 오션윈즈는 울산 앞바다에 1.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건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으며 인천 배타적경제수역에 한반도해상풍력 1·2·3 프로젝트로 총 1125㎿ 규모의 단지 조성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와 포르투갈 정부도 2014년 신재생에너지 및 에너지효율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컨퍼런스 개최 등을 통해 전문가와 기업인 간 네트워크를 구축해 오고 있다. 양국의 에너지공단은 2023년 MOU를 맺고 에너지 기술·정책을 공유하고 탄소중립 이행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포르투갈은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 끝에 있는 먼 나라지만 우리와의 교역은 꾸준히 증가해 지난해에는 역대 최대인 18억 달러를 달성했다. 지난해에는 대한항공의 리스본 직항 항공편이 개설돼 더욱 가까워졌다. 재생에너지 기업의 활발한 상호 진출을 통해 우리 앞에 놓여있는 기후변화의 험난한 파고를 함께 헤쳐 나가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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