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000150)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등에 탑재되는 ‘피지컬(Physical·물리적) 인공지능(AI)’ 분야에 본격 진출한다.
두산은 그룹의 피지컬 AI 혁신을 담당하는 조직인 ‘PAI(Physical AI) 랩’을 지주 부문에 신설한다고 13일 밝혔다. PAI 랩은 로봇·건설기계·발전기기 등 두산의 주요 사업과 관련한 하드웨어의 지능화를 주도한다. 프로젝트 진행을 위한 장기 로드맵 수립과 로드맵 실현을 위한 선행 기술 개발, 관련 기업들과의 협업 및 투자도 추진한다.
피지컬 AI는 인간 수준의 의사 결정 능력을 지닌 AI가 기계나 로봇 등 실물 하드웨어에 적용된 모델이다. 다양한 작업 환경에서 스스로 상황을 인지하고 판단 및 행동까지 수행한다. 두산 관계자는 “글로벌 빅테크가 주도해 발전하는 일반 AI 기술·제품과는 달리 피지컬 AI의 개발·운용에는 해당 사업을 하는 기업만이 가진 전문 지식과 데이터, 현장의 풍부한 경험이 필수적”이라고 설명했다.
두산은 피지컬 AI에 대한 선제적 투자와 사업 추진을 통해 피지컬 AI 생태계를 선점해나갈 계획이다. 최근 ‘지능형 로봇 솔루션 기업’이라는 비전을 발표한 두산로보틱스(454910)는 제품에 피지컬 AI를 접목해 단순 반복 작업을 돕는 보조장비가 아닌 비정형 작업 환경에 유연하게 대응할 로봇 솔루션을 제공한다.
두산밥캣(241560)은 건설기계가 자율주행을 넘어 기계 스스로 작업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자율 작업 모델로 진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034020)의 발전사업 부문은 발전소 내 주요 기기들이 상호작용해 스스로 판단하고 생산 효율을 극대화하도록 발전시킬 계획이다.
두산은 피지컬 AI 추진의 일환으로 지난달 25일 미국 스탠퍼드대의 ‘휴먼센터드 AI 연구소(HAI)’와 산학 협력 파트너십을 맺었다. 스탠퍼드대는 AI 분야에서 전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 중 하나로 HAI는 ‘AI를 통한 인간 삶의 개선’을 목표로 2019년 설립됐다. 두산은 HAI가 산학 협력을 맺은 글로벌 기업 중 최초의 산업재 기업이 됐다.
양측은 피지컬 AI 관련 다양한 협력 연구 및 인적 교류를 통해 기술 협력과 지식 전수를 진행하기로 했다. 두산은 이번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AI 분야의 우수한 글로벌 인재들과 폭넓은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채용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두산은 AI 관련 글로벌 스타트업과의 전략적 협력 및 투자도 지속 확대해 나간다. 두산로보틱스·두산밥캣 등 계열사는 현재 관련 스타트업 및 전문 기업에 대한 투자와 협업을 이어가고 있는데 PAI 랩은 장기적 기술 우위 확보를 목표로 그룹 차원에서 통합 지원하게 된다. 두산 관계자는 “PAI 랩을 이끌어갈 리더로 글로벌 AI 학계·업계 내 구루(guru)급 인재 영입을 계획하고 있다”며 “PAI 랩이 중심이 돼 피지컬 AI 시장을 선점하고 새로운 사업 모델 발굴과 포트폴리오 확장도 노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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