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전환에 주력했던 미국의 자동차 기업 제너럴모터스(GM)가 최근 주 정부의 친환경 자동차 정책을 뒤집는 데에 힘을 싣고 있다. 전기차에 대한 수요가 줄고 시장 환경이 변화하자 입장을 빠르게 바꿔나가는 모습이다.
18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GM은 최근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연방 상원 의원들을 대상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친환경 자동차 정책 폐기가 필요하다는 점을 설득해 달라고 요청했다. GM은 “시장 현실과 맞지 않는 배출가스 기준은 소비자 선택권과 차량 구매력을 약화해 우리 사업에 심각한 위협이 된다”며 “여러분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했다. 이에 미시간주 등 일부 연방 의원실에서는 GM 직원들의 전화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진다.
앞서 캘리포니아주는 전체 신차 판매량 중 무공해 차량 비율을 2035년 100%로 높이는 규제를 도입했다. 지역 공해 문제가 심각하다는 이유를 들어 전국 단위 일괄 규제에서 벗어난 예외를 인정받으며 강한 규제를 도입할 수 있었던 것이다. 이후 11개 주에서도 내연기관 승용차 판매를 금지하기로 하는 등 정책이 뒤따랐다. 하지만 연방 하원은 이달 초 캘리포니아주의 예외 인정을 취소하는 법안을 가결했고 상원에서도 같은 법안의 표결을 앞두자 GM이 직원들에게 의견 개진을 독려한 것으로 보인다.
GM은 전기차 전환에 상당한 힘을 실었던 업체로 꼽힌다. 실제 GM은 2035년까지 가솔린 차량의 판매를 종료한다는 자체적인 내부 목표를 설정했고 캘리포니아의 정책도 지지했다. 하지만 전기차 시장이 예상만큼의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하자 GM 도 방침을 바꾸는 것으로 보인다. GM은 2024년 중반까지 연간 40만대의 전기차를 생산한다는 자체 목표를 포기한 상태이며 당초 예고했던 전기차 생산 계획도 속속 연기하고 있다.
WSJ은 “전기차에 ‘올인’했던 GM이 이제는 미국 내에서 가장 급진적인 전기차 의무화 정책을 뒤집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라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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