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과 배달에서 시작된 플랫폼간 경쟁이 ‘구독제 멤버십’으로 옮겨붙으면서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결합 서비스 경쟁으로 격화되고 있다. 기존에는 단순히 ‘무료 배송’ 혜택을 제공하는데 주력했지만 유사한 구독제 멤버십이 잇따라 생겨나자 고객 이탈을 막기 위해 OTT 등 생활 밀착형 콘텐츠를 포함한 서비스 전반을 강화하는 모양새다.
19일 우아한형제들에 따르면 배달의민족은 멤버십 프로그램 ‘배민클럽’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티빙과 손잡고 다음달 2일 결합 상품을 출시하기로 했다. 기존 배민클럽 이용료(정가 3990원)에 월 3500원을 추가하면 티빙을 구독할 수 있는 방식이다. 올해 8월까지는 할인가로 배민클럽 이용료를 1990원으로 낮추고, 구독 첫 달 한정 단 100원만 추가하면 티빙도 함께 즐길 수 있도록 했다.
배민클럽은 지난해 9월 배민이 출시한 구독 상품으로 음식 무료배달과 ‘장보기·쇼핑’ 할인 쿠폰 등 혜택을 제공해왔다. OTT 서비스 혜택은 이번이 처음이다. 티빙은 프로야구, 프로농구 라이브 스포츠 중계와 티빙 오리지널, 인기방송 VOD, 국내외 영화 및 해외시리즈, 실시간 뉴스채널 등 다양한 콘텐츠를 스트리밍 하고 있다.
배민클럽의 OTT 서비스 도입은 쿠팡·네이버와의 멤버십 경쟁에 대한 반격 카드로 해석된다. 앞서 쿠팡은 일찌감치 ‘와우 멤버십’에 자사 OTT인 쿠팡플레이와 쿠팡이츠 무료 배달 등 혜택을 묶어 월 7890원에 제공해왔다. 특히 쿠팡플레이는 HBO 오리지널, 프리미어리그(EPL) 등 독점 콘텐츠를 확보하면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 영향으로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쿠팡이츠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1044만 명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지난해 4월(320만 명)과 비교해 3배 이상 증가했다. 쿠팡플레이 MAU 역시 682만 명으로 늘면서 OTT 시장 2위 자리에 올랐다. 같은 기간 배민의 MAU는 2100만~2200만 명 수준에 머물며 정체된 모습이다.
네이버 역시 지난해 11월 넷플릭스와 제휴해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의 신규 가입자를 대폭 늘리고 록인 효과 강화에도 성공했다. 넷플릭스 제휴 이후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일 평균 가입자는 1.5배 증가했고 구독 유지 비율도 약 95%를 넘어섰다. 네이버는 글로벌 1위 음원 플랫폼인 ‘스포티파이’ 서비스와 협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최근 플랫폼들이 OTT 등 콘텐츠 결합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무료 배송 등 기존 혜택만으로는 더 이상 차별화가 어렵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비슷한 구독 서비스가 생겨나면서 록인 효과를 위해선 무료 배송 혜택에 더해 OTT 등 생활 콘텐츠 서비스 강화가 필수가 됐다는 분석이다.
배민 역시 티빙뿐 아니라 커머스, 디지털콘텐츠 등 다양한 서비스와 제휴한다는 방침이다. 고객에게 무료배달 외 추가 혜택을 제공해 배민클럽을 가성비 구독 상품으로 만든다는 목표다. 배민 관계자는 “배민의 무료배달과 티빙의 다양한 콘텐츠를 동시에 이용할 수 있는 결합 상품을 통해 고객은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것”이라며 “앞으로 배민클럽 제휴처를 확대하는 등 고객이 만족하는 혜택을 더 늘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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