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에 빠진 미국 반도체기업 인텔이 비주력 사업부문 매각을 이어간다. PC와 데이터센터 등 핵심 사업에 역량을 집중하고 비용 절감에 고삐를 조여 재무 개선에 속도를 내겠다는 목표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은 소식통을 인용해 인텔이 네트워크·엣지(NEX) 사업부 매각을 논의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를 위해 인텔은 최근 몇 주간 매각 자문을 맡을 투자은행(IB)과 면담을 진행했으나 아직 공식 매각 절차나 입찰 요청은 시작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NEX 사업부는 통신 장비용 반도체와 네트워크 장비용 칩을 생산하는 부서로, 최근 인텔의 전략적 중점 분야인 PC 및 데이터센터 칩과는 연관성이 다소 떨어진다. 소식통들은 "NEX 사업이 탄 CEO가 새롭게 설정한 인텔의 핵심 전략과 연관성이 낮다"며 "특히 네트워킹 사업은 브로드컴 등 경쟁사들이 시장의 중요 부분을 장악하고 있어 매각 대상으로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인텔은 올해 1분기부터 NEX 사업부의 실적을 데이터센터 및 PC 그룹으로 이관해 별도로 보고하지 않고 있다. 인텔 증권신고서에 따르면 NEX 그룹은 2024년 58억 달러(약 7조 9000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립부 탄 인텔 최고경영자(CEO)는 전날 대만 타이페이에서 열린 인텔 창립 40주년 행사에서도 "우리는 PC와 데이터센터 사업을 확장하고 발전시킬 것"이라며 "인텔은 PC 반도체 시장에서 약 68%, 데이터센터 시장에서 약 55%의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다시 성장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인텔 전체 매출과 이익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자체 칩 사업을 사업의 한 축으로 계속해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것이다. 아울러 대만의 파트너들과 협력 강화를 다짐하는 한편 폭스콘, 유나이티드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UMC) 등 대만 OEM 및 파운드리 기업들과의 파트너십에 집중하겠다는 입장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인텔은 이미 일부 사업을 매각하는 등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지난 4월에는 알테라 사업부의 지분 과반을 실버레이크에 44억 6000만 달러(약 6조 1000억 원)에 매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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