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제조업 국내총생산(GDP)이 미국과 중국을 비롯한 해외 수요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한국경영자총협회가 21일 발표한 '우리 제조업 국내 및 해외 수요 의존도 현황과 시사점'에 따르면 2023년 한국 제조업 GDP는 총 4838억 달러로 그중 58.4%(2824억 달러)가 해외 수요로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해외 수요 의존도는 2000년(52.7%)보다 5.7%포인트 상승했고 반면 국내 수요 의존도는 47.3%에서 41.6%로 하락했다.
GDP의 국가별 의존도는 미국(13.7%), 중국(10.8%), 일본(2.6%), 인도(1.9%) 등 순이었다. 미국 의존도는 2000년보다 1.1%포인트 줄었으나 중국 의존도는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이에 따라 한국 제조업 GDP의 미중 수요 의존도는 24.5%로 일본(17.5%), 독일(15.8%)을 크게 상회했다.
해외 수요에 의존하는 경향은 세계 주요국들과 상반된다. 미국(24.1%)과 중국(29.9%)의 해외 수요 의존도는 20%대에 그쳤고 일본은 40.6%를 기록했다. 글로벌 평균은 42.4%로 나타났다.
경총은 "미중 간 무역 갈등이 심화하고 양국 경제활동이 위축될 경우 다른 경쟁국보다 우리 제조업 생산에 더 큰 차질이 발생할 수 있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특히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장비 업종의 해외 수요 의존도는 8.5%포인트 오른 76.7%로 집계됐다. 미중 수요 의존도는 37.5%로 일본(33.2%), 독일(20.9%)보다 높았고 대만(53.1%)보다는 낮았다.
한국 제조업 GDP의 글로벌 점유율은 2000년 8위(2.6%)에서 2023년 6위(2.8%)로 상승했다. 미국은 1위(27.1%)에서 2위(17.0%)로 내려앉았고 중국(6.3%→27.1%)이 선두에 올랐다. 일본(6.1%), 독일(5.1%), 인도(3.0%)가 3∼5위다.
하상우 경총 경제조사본부장은 "미국의 관세 정책과 글로벌 통상환경 악화로 미국과 중국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우리 제조업의 어려움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제조업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정부와 정치권의 적극적인 지원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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