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적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내수 부진 장기화 속에 건설업을 중심으로 일자리가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연령대별로 보면 20대 이하 청년층 일자리가 급감해 고용시장에 경고등이 켜졌다.
통계청이 21일 발표한 ‘2024년 4분기 임금근로 일자리 동향’에 따르면 지난해 4분기 전체 임금근로 일자리는 2090만 2000개로 전년 동기보다 15만 3000개 증가했다. 이는 2018년 분기별 통계가 집계되기 시작한 후 가장 낮은 증가 폭이다. 임금근로 일자리는 근로자가 점유한 고용 위치를 나타내며 한 사람이 2개 이상의 일자리를 갖고 있는 경우에는 각각 집계된다.
산업별로 보면 보건·사회복지업(14만 개), 협회·수리·개인 서비스업(2만 9000개), 사업·임대 서비스업(2만 6000개) 등에서 증가세를 보였다. 고령화, 복지 수요 확대, 서비스 중심의 고용 증가에 따라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일자리 창출이 이뤄졌다. 제조업에서도 전년 대비 일자리가 9000개 늘었다. 지난해 4분기는 아직 미국발(發) 관세가 본격화되기 이전이어서 제조업 일자리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반면 고용 파급력이 큰 건설업은 전년 동기 대비 10만 9000개 감소해 역대 최대 폭의 일자리 축소를 기록했다. 건설업 불황과 부동산 경기 침체의 영향으로 건설업 일자리가 가장 큰 타격을 받은 것이다. 같은 기간 부동산업 일자리도 9000개 줄며 2023년 2분기부터 7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이어갔다.
청년층의 고용 여건도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20대 이하 연령층의 일자리는 무려 14만 8000개 줄며 전체 감소분 중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 또한 2018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큰 폭의 감소다. 주요 감소 업종은 도소매업(-2만 1000개), 정보통신업(-2만 개), 건설업(-1만 7000개) 등이다. 또 40대 일자리도 전년 분기 대비 8만 4000개 줄며 역대 최대의 감소 폭을 기록했다. 통계청 관계자는 “40대의 경우 인구 자체가 줄어든 영향이 있다”면서도 “20대 이하는 인구 감소 외에 경기 요인과 함께 경력 선호 현상이 겹치면서 일자리 감소세가 두드러졌다”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업 부진과 20대 청년층 일자리 감소 현상은 추세적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의 도래로 로봇과 인공지능(AI)이 급속도로 발전하면서 사람의 일자리를 빠르게 대체하고 있다”면서 “인건비도 계속 오르고 있어 노동에 대한 수요가 줄면서 젊은 층이 가장 큰 타격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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