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아 양국 경제인들이 서울에 모여 경제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양국은 한일 간 무역·투자·산업기술 협력 증진을 위해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공동선언을 발표하며 협력 범위를 넓히기로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와 한일경제협회는 일한경제협회·일한산업기술협력재단과 함께 27일부터 이틀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제57회 한일경제인회의를 연다고 밝혔다.
이번 회의는 ‘한일 국교 60주년, 더 넓고 더 깊은 한일 협력’을 주제로 진행된다. 한국 측에서는 김윤 한일경제협회장(삼양홀딩스(000070) 회장)을 필두로 정인교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 박승희 삼성전자 사장, 김동욱 현대자동차 부사장, 김종서 한화오션 사장, 이주태 포스코홀딩스 사장 등 경제계 인사 200여 명이 참가했다. 일본 측에서는 아소 유타카 일한경제협회 부회장(아소시멘트 회장)을 단장으로 미즈시마 고이치 주대한민국일본국특명전권대사, 고지 아키요시 부회장(아사히그룹홀딩스 회장) 등 70여 명이 회의에 참석했다.
첫날 기조연설은 한국 측에서 윤진식 협회장이, 일본 측에서는 일한경제협회 차기 회장인 고지 아사히그룹홀딩스 회장이 각각 맡았다.
김윤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한일 간 경제협력의 강화는 결코 선택이 아닌 생존을 위한 필수 과제”라며 “양국 기업인들은 어떠한 정치적 변화에도 불구하고 상호 협력을 강화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세계 각국에서 벌어지는 분쟁으로 인한 원자재 공급망의 불안정과 글로벌 관세전쟁에 대한 적절한 대처가 매우 시급하다”며 “주력 산업인 반도체·자동차·철강·화학 분야뿐 아니라 인공지능(AI), 정보통신(IT), 제약 분야에서도 양국 간 선의의 경쟁과 협력이 절실하다”고 강조했다.
일본 측 단장인 아소 부회장은 “한일 양국을 둘러싼 세계 정세가 어려워질수록 두 나라의 협력이 난국을 극복하기 위해서도 필요하다”며 “일본과 한국에는 공통되는 과제도 많아 제휴를 통해 서로 보완함으로써 시너지가 생긴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미 양국 경제인들은 연계 협력을 통해 세계를 무대로 여러 성과를 거둬왔는데 더욱 확대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제언했다.
행사 둘째 날에는 수소·관광·바이오·헬스케어·스타트업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새로운 한일 파트너십 구축을 위한 협력 방안 등에 대한 주제 발표도 진행된다. 이후 참석자들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기자회견을 열 계획이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양국의 대표적인 민간 경제회의다. 1965년 한일 국교 정상화 이후 양국 간 경제협력의 현안들을 논의하기 위해 1969년 정례화해 매년 개최돼오고 있다. 한일경제인회의는 한일 정치·외교 분쟁이 심화됐던 2019년에도 열리며 양국의 교류를 잇는 가교 역할을 수행했다.
한일경제인협회는 “2023년 이후 열세 번의 한일 정상회담 및 셔틀외교 재개 등으로 양국 관계는 크게 개선됐고 올해 기념비적인 한일 국교 정상화 60주년을 맞이했다”며 “올해 행사에서 한일 관계의 유지·발전과 양국의 경제협력 확대 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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